(이렇게 가족끼리 함께 설 명절을 보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늘도 근무 때문에 회사에서 보내는 가장들도 많죠.
특히 시민의 발 노릇을 하는 기사들이 그런데요.
고속버스와 KTX, 지하철 3인방을 박준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터미널에 길게 늘어선 버스들이 쉴 새 없이 오고 나갑니다.
지난 12년 동안 한 번도 명절을 가족과 보낸 적이 없다는 버스 기사 임경범 씨,
올해도 어김없이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집에선 내놓은 자식이지만 손님들에겐 둘도 없는 '기사님'입니다.
▶ 인터뷰 : 임경범 / 고속버스 기사
- "저희 아버지는 저 보고 없는 자식이라고 하세요. (그래도) 손님들이 "기사님 수고하세요. 감사합니다."하고 내렸을 때가 가장 보람 있어요."
KTX 기장인 전병삼 씨 역시 설날은 딴 나라 얘기입니다.
"제143 열차 서울에서 부산까지 운행을 명받았습니다. 안전!"
신고를 마치고 운전석에 들어서는 모습은 평일이나 설이나 다를 게 없습니다.
지금 가는 길이 내 고향 가는 길이라고 생각하면 마음도 한결 편해집니다.
▶ 인터뷰 : 전병삼 / KTX 기장
- "아쉬움은 남지만 제가 택한 길이기 때문에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서울 지하철도 예외가 아닙니다.
여유를 부릴 만도 하지만 30년 베테랑 오순택 기관사는 한시도 긴장을 늦추는 법이 없습니다.
"출입문 열림 확인! 안전문 열림 확인!"
운행을 마친 뒤 동료들과 떡국을 나눠 먹으며 가족들과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전화 통화로 달랩니다.
"여보 나야. 아침부터 일찍 나와서 당신한테 미안하네."
청마의 해 첫날, 명절도 주말도 잊은 시민의 발은 오늘도 달립니다.
▶ 인터뷰 : 오순택 / 서울메트로 기관사
- "우리는 시민들에게 봉사하는 기관이니까 시민들을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근무해야죠."
MBN뉴스 박준우입니다. [ideabank@mbn.co.kr]
영상취재 : 김재헌, 배완호, 전범수 기자
영상편집 : 한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