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기름 유출 사고 5일 째…`늑장 대응`이 피해 키웠다

원유 유출 사고가 난 전남 여수 앞바다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민과 해경이 갖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업체 측의 신속한 대응이 있었다면 피해를 훨씬 줄일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31일 전남 여수 앞바다 원유 부두에서 유조선이 송유관에 부딪히면서 16만4000리터로 추정되는 기름이 유출됐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한 지 30분이 넘도록 신고도 이뤄지지 않았고 사고 직후 업체 측은 송유관에서 기름을 비워내는 작업을 하지 않았다. 이에 업체 측이 피해 사실을 축소하고 늑장 대응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사고 유조선 정박을 총지휘한 도선사 김 모 씨의 잘못된 판단도 문제가 됐다. 사고 당시 항해사는 도선사 김 씨에게 배가 평소보다 빠르다고 여러 차례 전달했지만 김 씨는 배를 2~3노트의 속도로 부두에 접근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7노트를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술 과정에서 김 씨는 반대 방향으로 후진하면 배를 멈출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매뉴얼대로 했기 때문에 과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동료 도선사들은 경력 20년이 넘는 김 씨가 유조선을 빠른 속도로 정박시킨 부분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사고 직후 업체 측은 유출된 기름의 양을 800리터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조사결과 800리터의 200배가 넘는 양이 유출된 것으로 밝혀져 업체 측이 피해 규모를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해경은 관계자와 정확한 유출량과 관련자들의 책임을 명확히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경닷컴 속보부 / 사진 출처 : MB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