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입학철 대학가에서 성소수자 동아리가 내건 플래카드가 훼손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26일 고려대 총학생회 등에 따르면 교내 성소수자 동아리 '사람과사람'이 학생회관에 걸어둔 현수막이 지난 23일 오후에서 24일 오전 사이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다.
졸업·입학철을 맞아 내걸린 현수막에는 '게이·레즈비언·바이·트랜스젠더의 졸업·입학을 축하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 자리에는 현수막을 고정했던 끈만 남아 있다.
총학생회 측은 동아리연합회 등과 함께 목격자를 찾아나서는 등 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이화여대에서도 지난 24일 오후 학생문화관 등에 교내 성소수자 인권모임 '변태소녀하늘을날다'가 걸어놓은 현수막 2개가 사라져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처럼 최근 대학가에서는 게시물이 훼손되는 사례가 심심치않게 발생하고 있다.
앞서 고려대에서는 지난달 시간강사들의 농성텐트가 훼손됐고, 작년 12월엔 이 학교 소속 일간베스트 회원이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를 찢어 검찰에 송치됐다. 작년 5월에도 일베 회원이 문과대 주최 '5·18 광주민주화운동 사진전' 전시작을 훼손한 바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정보과잉의 시대에 주목을 끌기 위해 말 대신 과격하고 극단적인 행동으로 반대의견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처음엔 한 두명으로 시작하지만 모방심리로 널리 확산되면 이를 나쁜 일이 아니라고 인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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