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서울도시철도공사와 SH공사 등 5대 산하기관에 대해 2020년까지 2조3000억원의 재정 '다이어트'에 들어간다. 맥킨지와 삼일회계법인이 지난 1년간 진행한 컨설팅 결과 제시한 94개 과제를 실행해 비용은 줄이고 수익은 늘리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산하기관 노조가 협조하지 않을 경우엔 30억원짜리 컨설팅이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컨설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서울시 부채의 60%를 차지하는 SH공사다. 지난해 말 기준 10조6000억원의 부채를 안고있다. 컨설팅 결과 SH공사는 사업 중심축을 '택지 개발과 주택 분양'에서 '임대주택 공급·관리와 도시재생'으로 옮기기로 했다.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인한 리스크를 줄이고 설립취지에 맞는 사업모델에 집중키로 한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가든파이브 미분양 물량 일괄 매각 △부동산펀드 및 리츠 매각 △미분양토지 용도변경 조건부 매각 등을 통해 2020년까지 부채를 4조원 이하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런 재정건전화 방안의 상당수는 공사의 의지가 아닌 부동산시장 업황에 좌우된다는 한계를 안고있다.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와 5∼8호선을 맡는 서울도시철도공사는 비운임 수익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현실적으로 요금인상을 기대하기 어려운만큼 역세권 부동산 개발 지하아케이드 개발, 브랜드점포 유치 등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매년 4000억원의 적자를 내는 두 공사는 전동차 구매 방식을 독점구조에서 경쟁입찰로 전환하고 지하철역 근처에 소재한 기관들에 돈을 받고 역사 명을 병기해주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컨설팅에서는 인건비가 전체 매출의 52%를 차지하는 기형 구조를 고치라는 주문이 나왔다. 이를 위해 시간대별 업무량에 따라 탄력근무 제도를 도입하고 5∼8호선에는 무인운전도 일부 도입하라는 권고다.
하지만 이같은 사항은 노조의 동의가 없으면 실행이 불가능해 향후 노사관계에서 쟁점이 될 전망이다. 당초 컨설팅에서 제시하려던 두 공사의 통합안도 노조의 반발로 최종안에 담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사가 분리 운영된 지 20년이 넘어 조직문화가 달라서 통합은 무리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맥킨지도 서울지하철의 비효율적 구조를 지적하면서도 공사발주와 물품구매, 신규 철도사업 공동 추진을 권고하는 선에서 타협안을 내놨다.
컨설팅에선 서울시 본청에 대해서도 통합부시장제 도입과 세외수입 확대 등 실행과제를 제시했으나 서울시는 실
[박만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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