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프로그램 녹화 도중 출연자가 자살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SBS는 유족께 죄송하다며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논란은 여전합니다.
김선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제주 서귀포의 한 펜션.
SBS 예능프로그램 짝에 출연 중인 여성 출연자가 화장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5일 0시.
짝 출연자 12명이 최종 선택을 남기고 회식 시간을 갖습니다.
5일 새벽 1시 30분.
여성 출연자 전 모 씨가 화장실로 향합니다.
이후 다른 여성 출연자가 화장실 문을 두드렸지만 문은 잠겨 있었고 아무런 대답도 없었습니다.
5일 새벽 2시 15분.
담당 PD가 화장실 문을 따고 들어갔지만, 이미 헤어드라이기 전깃줄에 목을 매 숨진 뒤였습니다.
화장실에서는 '엄마 아빠 너무 미안해, 나 너무 힘들어서 살고 싶은 생각도 없다'고 적힌 노트가 발견됐습니다.
▶ 인터뷰 : 강경남 / 제주 서귀포경찰서 형사과장
- "엄마 아빠 너무 미안해. 그냥 그거 말고 할 말이 없어요. 너무 힘들었어. 살고 싶은 생각도 이제 없어요."
전 씨 유족과 지인들은 전 씨가 선택을 받지 못해 마음 고통이 컸다고 전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커플이 되고 본인은 혼자 있는 데 카메라가 계속 따라다녀 인격적 모멸감을 느꼈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SBS 관계자는 평온하게 녹화에 임했었다며, 경찰 조사 결과를 지켜본 후 제작진의 책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촬영 과정 동영상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는 경찰은 무리한 촬영 강요가 있었다면 제작진을 처벌한다는 방침입니다.
누리꾼들은 방송의 재미를 위해 인권에 대한 보호가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며 프로그램 폐지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선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