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과 숭례문 부실 공사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신응수 대목장이 광화문 공사 당시 문화재청이 공급한 금강송 4본을 공사에 쓰지 않고 빼돌린 사실을 확인했다.
7일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6일 신 대목장을 소환해 이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신 대목장은 이날 새벽 3시까지 경찰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문화재청은 지난 2009년 광화문 복원 공사에 쓰일 금강송을 삼척시 준경묘와 양양 법수치 계곡에서 확보해 공사단에 보냈다.
경찰은 이 목재 중 일부가 손질을 위해 경복궁 안 치목장에 보내졌다가 신 대목장의 목재소로 빠져나간 정황을 파악하고 수사를 벌여 왔다.
경찰은 지난달 초 신 대목장의 강릉 목재소에서 문화재청이 공급한 금강송으로 의심되는 소나무 12본을 확보한 바 있으며 이 가운데 4본이 실제 광화문 공사용으로 제공된 금강송인 것으로 확인했다.
이에 신 대목장은 "목재 상태가 좋지 않아 내가 보관하고 있던 더 좋은 목재를 썼다"면서 "이후 이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을 뿐이며 일부러 빼돌린 것이 아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와 함께 숭례문 공사 때에도 안면도 등지에서 제공된 기증목을 신 대목장이 빼돌린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국민 기증목을 기증자에게 알리지 않고 임의로 처분한 것에 대해서도 적법한 절차로 이뤄졌는지 법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씨는 경찰에서 "국민 기증목을 어떻게 쓸지는 실무진에서 알아서 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을 잘 모른다"고
경찰은 당초 숭례문 복원 공사에 러시아산 소나무가 쓰였다는 제보를 접하고 수사에 착수했으나 최근 국립산림과학원의 소나무 DNA 감정 결과 모두 국내산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경찰은 이르면 다음 주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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