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실 당직 경찰관이 자는 바람에 응급출동이 5시간이나 늦어진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응급환자는 결국 숨졌습니다.
원중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서울 창천동의 원룸 건물입니다.
지난 1월 16일 새벽 2시 20분쯤, 이곳에 사는 20대 여성으로부터 119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하지만 여성은 고통스러운 신음 소리만 내며 아무 말도 못했고 그대로 전화는 끊겼습니다.
소방서 측은 긴급 상황이라 판단하고 서울 마포경찰서에 위치 추적을 요구했습니다.
정확한 주소를 파악하기 위해서입니다.
▶ 인터뷰 : 소방관계자
- "경찰에 협조요청을 하는 거거든요. 우리가 위치는 파악이 안 되지만 경찰도 출동을 해야겠다…."
1분 1초가 급박한 상황, 하지만 경찰은 답이 없었습니다.
당시 마포경찰서 상황실 책임자는 잠을 자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내부 결재를 거쳐 통신사에 주소를 확인한 건 신고 접수 5시간 만이었습니다.
▶ 스탠딩 : 원중희 / 기자
- "결국 아침 7시 반쯤 경찰이 뒤늦게 이 집을 찾아왔지만 신고자는 이미 숨진 뒤였습니다."
경찰관이 자느라 출동이 늦어진 어이없는 사고가 터지자 서울지방경찰청이 뒤늦게 일제 점검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당시 상황실 근무자들에 대한 징계는 견책이나 경고 등 미미한 수준에 그쳤습니다.
사고 총책임자격인 경정급 간부는 이번 정기인사 때 다른 지역으로 전보 조치됐을 뿐 아무런 징계도 받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당시 상황실 책임 간부
- "정기 인사 때문에 여기로 왔다니까요. 나는 그 사건하고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요. "
경찰이 제식구 감싸기에 나섰다는 비판뿐 아니라 사건을 숨기는 데 급급하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원중희입니다. [june12@mbn.co.kr]
영상취재 : 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