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 권하는 사회'인 한국에서 야근과 주말특근은 이제 선택이라기보다는 회사 생활의 한 부분처럼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상사에 대한 눈치보기에서 비롯된 '강제적 야근'은 해묵은 이야기이지만, 때로는 '자발적 특근'을 자처하는 직장인들도 있어 눈길을 끈다.
◆ 자정 퇴근이 새벽 퇴근보다 수당비↑
대부분의 야근과 특근은 상사가 보여주기용 특근을 선호하는 경우와 월말 등에 일이 몰려 피치못한 경우로 양분된다.
물론 회식하다가 줄줄이 들어와 야근수당을 찍는 직원들을 용인해 주는 회사가 있는 반면, 야근을 서도 수당신청조차 하지 못하게 눈치를 주는 회사도 있어 대조를 이룬다.
이와 함께 사칙에 따라 자율적으로 야근시간을 조정하는 직장인들도 상당수 있다는 후문이다.
광화문 근처 중견기업에 근무하는 A과장은 "사칙상 오후 10시까지는 일해야 야근수당이 지급된다"며 "단 일이 많아 집에 가서 처리하는 한이 있더라도 새벽 4시에는 무조건 회사를 나선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야근을 교통비와 연계시켜 첫차가 다니는 시간 이후에는 '올나잇'을 했더라도 근무수당을 대폭 삭감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직원들의 건강을 고려해 밤샘근무를 자제시키기 위한 사칙이라는 핑계(?)는 들었지만 모처럼 업무에 탄력이 붙은 경우에도 부랴부랴 짐을 싸서 회사를 나가게 하는 악법"이라고 호소했다.
◆ 자발적 특근 "주말에 애보느니 회사 가겠다"
주말 근무는 평일보다는 한가로운 경우가 많다. 문제는 최근 이를 악용한 '특근족'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회사에 근무하는 B대리는 "주말에 집에 있어봤자 애보다 보면 하루가 다간다"며 "개인적으로 일급비밀이지만 차라리 회사에 나가 인터넷이나 하면서 휴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같은 회사 사원인 C씨도 "집에 있어봤자 혼기에 찬 총각이 여자친구도 없냐며 구박받기 일쑤"라면서 "이러느니 차라리 주말에 회사에 나가 쏠쏠한 특근비를 챙기는 '주말테크'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겨울철에는 공기업을 중심으로 이같은 자발적 특근이 대폭 줄어든다는 후문이다. 블랙아웃 우려로 전기 절약에 솔선수범해야 하는 공기업의 경우 주말에는 아예 난방을 꺼버려 회사에서 추위에 떠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기러기 직장인들은 특근보다는 야근을 선호한다. 주말은 1~2주일에 한번 가족을 만나러 가야하기에 필사적으로 지켜 낸다.
반면 야근의 경우 평일 저녁에는 집에 가봐도 딱히 할 일이 없는데다 어차피 해결해야 하는 저녁식사 문제가 자연스레 해결되기 때문이다. 물론 부하직원들은 하루종일 놀다가 퇴근시간 30분전 회의를 소집하는 기러기 상사의 부름에 오늘도 땅을 친다.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농업적 근면성을 강조하는 한
이어 "그러나 악용되는 사례에서 보듯 심야와 주말 근무시간을 늘린다고 회사에 도움이 될지는 효율성 측면에서라도 검토해 봐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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