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광화문 부실복원 의혹을 수사한 경찰은 신응수 대목장이 금강송 4주와 국민기증목 154본을 횡령한 혐의를 적발했다. 주는 벌목 후 온전한 형태의 나무를, 본은 주를 다듬어 잘라낸 상태를 뜻한다. 신 대목장이 횡령한 나무들은 감정 결과 1억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숭례문.광화문 복원사업 비리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신 대목장과 신 대목장 등에게 자격증을 빌려준 문화재수리업체 J사 대표 김 모씨(76), 공사과정에서 뇌물을 받은 문화재청 공무원 2명 등 관련자 17명을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신씨는 2008년 4월 광화문 복원용으로 문화재청이 공급한 금강송 4주(감정가 6000만원)을 자신이 운영하는 W목재소 창고로 빼돌리고 2012년 5월에는 숭례문 복원용으로 안면도 등지에서 제공된 국민기증목 154본(4200만원)을 경복궁 수랏간 복원공사 등 다른 공사에 사용한 혐의(횡령)을 받고 있다.
당초 경찰은 숭례문 복원공가에 러시아산 소나무가 사용됐을 것이라는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경찰은 신씨의 횡령 등을 확인했을 뿐 숭례문이나 광화문이 실제로 부실하게 복원됐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신 대목장은 공사에 필요한 대경목이 있으면서도 문화재청에 나무가 부족하다고 보고해 금강송을 공급받은 뒤 자신의 소나무로 바꿔치는 수법으로 나무를 횡령했다. 그는 이후 감리 보고서 등에서도 이 사실을 숨기고 허위보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씨는 또 2012년 1월 자신이 운영하는 문화재수리업체 S사가 경복궁 복원공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J사 김 대표에게 2500만원을 주고 문화재수리기술사 자격증을 빌린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S사를 포함해 8개 문화재수리업체에 자격증을 빌려주고 6억75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또 같은 시기 경복궁 수랏간 복원공사 때 목공사 하도급을 받았던 신씨에게 공사대금 10억원을 11억원으로 부풀려 지급한 뒤 1억원을 돌려받는 등 5개 하도급 업체 대표와 짜고 5억원을 빼돌리기도 했다.
수사 과정에서 관급 공사의 관리 감독을 책임져야할 공무원들의 비리가 또다시 드러나기도 했다. 광화문과 경복궁 공사 관리감독을 담당한 문화재청 공무원 6명은 김씨로붙터 월정금 혹은 명절선물 명목으로 총 44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가운데 광화문 공사와 관련해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월 50만원씩 총 1700만원을 받은 박 모씨(42.6급)와 2007년부터 약 1년간 1100만원을 받은 최 모씨(45.5급)를 뇌물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뇌물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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