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제2의 우생순'으로 불리며 인기몰이를 한 여자 컬링 국가대표 선수(경기도청)들이 코치로부터 폭언과 성추행, 기부 강요에 시달린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는 27일 밤부터 28일 오전까지 이진수 도 문화체육관광국장, 도체육회 직원으로 합동조사단을 꾸려 경기도청 컬링팀 선수 4명과 최모 코치를 면담한 결과 이 같은 의혹이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훈련할 때 폭언이 있었다는 의혹에 선수와 코치 진술이 일치했다. 다만 코치는 "폭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선수들이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최 코치의 문제의 발언도 사실로 확인됐다.
최 코치는 선수들의 손을 잡으며 "내가 손잡아 주니까 좋지"라고 말한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성추행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며 선수들이 그렇게 느꼈다면 사과한다"고 말했다.
최 코치는 대한컬링연맹 후원사인 신세계에서 국가대표팀에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포상금 1억 원에 대해서도 기부를 종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세금을 제외하고 선수 1인당 700만 원이 배분될 계획이었다. 이에 최 코치는 "중.고교 컬링팀 형편이 열악하니 장비 지원을 위해 각자 100만 원을 희사하자"고 제안했고, 선수 2명이 이의를 제기하자 "어려웠을 때를 생각하라
합동조사단 면담 뒤 최 코치는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경기도와 경기도체육회는 "최 코치의 행위가 부적절한 것으로 보고 지휘감독 책임을 물어 해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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