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전국 85개 고사장에서 치러진 삼성그룹 채용시험(SSAT)의 체감 난이도가 대폭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SSAT에는 문제유형이 다양화됐을 뿐만 아니라 기존의 언어·추리·수리·상식 4개 영역에 공간지각력이 추가됐다. 시험 시간은 140분으로 이전과 같았지만 문항 수는 174개에서 160개로 줄었다.
전체적인 난이도는 훨씬 높아졌다는 평가다. 단기간에 외워 풀 수 있는 사자성어 문제 등은 없어졌지만 상식분야에서 인문학과 역사 문항이 대폭 늘어났다는 응시생들의 설명이다.
직무상식분야의 국사 문제에서는 부여 정림사지 5층 석탑과 익산 미륵사지 석탑 등의 문화재가 보기로 제시돼 어떤 시대와 관련이 있는지 묻는 문항이 출제됐다. 세계사 관련 문제에서는 프랑스 나폴레옹, 러시아 표르트 대제 등의 사진을 제시하며 각 인물이 누구인지를 고르는 문제가 나왔다. 또 정보의 비대칭 문제나 로널드 레이건 미국 전 대통령이 시행한 정책, 시장의 실패 등에 대해 묻고 정답의 첫 글자로 피아노 음계명을 만들어 답을 고르게 하는 문제도 있었다.
고사장을 나서는 응시생들은 전반적으로 시험이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SSAT후기에서 수험생들은 "직무 상식 영역에서 한국사, 세계사 문제가 대폭 늘어 난감했다"고 말했다.
또 "추리영역에서 애매한 문제가 많아 힘들었다" "새로 추가된 공간지각영역에서 종이를 접고 자르고 구멍을 내서 어떤 모양이 나오는지 맞혀야 해 복잡했다"며 개편된 SSAT의 체감 난이도가 높아졌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응시자는 "기존에 SSAT를 공부해왔지만 난생 처음 보는 시험을 치르고 나온 것 같다"며 "이전의 시험 준비 방법으로는 바뀐 SSAT를 제대로 준비하기 힘들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측은 "오랜 기간의 독서와 경험을 통해 종합적·논리적 사고 능력을 갖춘 인재가 고득점 할 수 있도록 평가 내용을 개편했다"며 "스펙보다 실무능력을 평가하는 것 위주로 채용절차를 변경하겠다는 방침
한편 삼성은 매년 20만명 가량 응시자가 몰리는 SSAT의 과열현상을 줄이기 위해 SSAT를 개편했다. 하지만 이번 상반기 채용에서도 10만여명의 응시자가 몰려 사실상 과열현상을 잠재우진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매경닷컴 여제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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