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400여명을 태운 여객선 '세월호'가 16일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가운데 실종 학생들이 침몰 전 가족들에게 보낸 마지막 메시지가 공개돼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안산 단원고 2학년 박 모(17)군은 침몰 당시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배가 반쯤 기울어져 아무것도 안 보여요. 바다밖에 안 보여요. 나 아직 구명조끼 못 입었어요"라는 마지막 말을 남긴 채 연락이 두절됐다.
비슷한 시각 같은 학교 김범수 군도 아버지에게 전화해 "아빠 배가 가라앉으려 해. 구명조끼 입고 침대에 누워있어. 어쩌지"라고 말했다. 아버지는 "짐 다 버리고 기둥이라도 꽉 잡고 있어"라고 했지만 김 군은 "살아서 만나요"라는 울먹이는 음성을 마지막으로 아무 소식이 없는 상태다.
신영진 군은 어머니 박미자(46)씨에게 '엄마 말 못 할까봐 미리 보내 놓는다. 사랑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사고 소식을 몰랐던 어머니 박 씨는 처음엔 아들의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했다. 이후 소식을 접한 박 씨는 혼절했지만 다행히 신 군은 구조됐다.
침몰 직전인 오전 10시쯤 신 모(18)양은 '아빠. 걱정 하지마. 구명조끼 입고 애들 모두 뭉쳐있으니까. 배 안이야. 아직 복도'라는 문제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아버지는 '침몰 위험이 있으니 바깥 난간에 있어야지. 가능하면 밖으로 나와라'고 보냈고 신 양은 '아니, 아빠. 지금 걸어갈 수 없어. 복도에 애들 다 있고 너무 기울어져 있어'라고 답했다.
한 여학생은 침몰 직전 휴대전화로 촬영한 객실 동영상과 사진 3장을 어머니에게 전송했다. 동영상에는 사고 당시 흔들리는 선실 모습과 웅성거리는 학생들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동영상 속 한 학생은 "기울어졌어! 배
한편 중앙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오전 9시 기준 탑승자 475명 중 사망은 8명, 실종은 288명, 구조는 179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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