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현장에서 커튼을 뜯어 학생 20명을 구한 숨은 영웅이 있습니다.
제주도로 일하러 가던 배관공 김홍경 씨가 그 주인공인데요, 그는 더 많은 학생을 구하지 못한 것을 가슴 아파했습니다.
강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비스듬히 쓰러져가는 세월호.
중년 남성이 학생들이 있는 곳을 가르키며 구조대에 도움을 요청합니다.
잠시 뒤, 이 남성은 또 선체 난간을 잡고 어린 아이를 감싸 안으며 구조에 열중합니다.
건축 배관설비사인 58살 김홍경 씨.
김 씨는 이날 첫 출근을 위해 제주도로 가는 길에 사고를 당했습니다.
▶ 인터뷰 : 김홍경 / 탑승객
- "배가 잠시 기우나 보다, 다시 원위치로 올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게 10여 분이 지나다 보니 불안해 객실에서 나오게 됐어요."
자식 같은 학생들 비명에 김 씨는 곧바로 커튼을 뜯어 아래로 떨어지는 학생들에게 던졌습니다.
▶ 인터뷰 : 김홍경 / 탑승객
- "커튼으로 (구조)하다 보니까 중간에 풀어지고 해서 물 호스가 주변에 있어서 재차 시도했는데…"
배가 완전히 넘어질 때까지 20명을 구조하고 밖으로 나왔지만, 여전히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 인터뷰 : 김홍경 / 탑승객
- "그 밑에 애들이 상당히 많이 있었는데 구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고, 위험을 느끼니까 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실종자를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는 김 씨는, 오늘도 생존 소식이 들려오기를 기도했습니다.
MBN 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최양규 진은석 기자
영상편집: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