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침몰 참사/ 사진=MBN |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일주일째인 22일 오전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은 초조하게 오전 6시쯤 구조작업 결과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바라던 구조자 소식 대신 시신 수습 소식이 잇따라 들리기 시작하자 실종자 가족들은 동요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망자 현황판 칸이 빠르게 채워지고 오전 9시30분쯤 100번째 사망자가 기재될 무렵, 가족들을 한순간 말을 잃었습니다.
시신이 세월호 선내가 아닌 인근 해역에서 발견된 점도 가족들을 애타게 했습니다.
가족들은 현황판을 채우던 해경 관계자에게 "인근 해역이라면 세월호에서 얼마나 떨어진 거리인지" 또 "이미 떠내려간 시신이 있는 것이 아닌지 확인해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94번째 시신부터 선내에서 발견되자 시신을 찾을 수 있다는 안도감에 가슴을 치는 부모도 눈에 띄었습니다.
일부 실종자 부모는 선내 인원배치상황이 담긴 '학급 조직표'와 시신이 수습된 장소를 비교해 가면서 자식의 시신이 수습될 시기를 가늠하는 안타까운 모습도 보였습니다.
한 실종자 부모는 아내에게 "세월호 안쪽 객실에 있던 몇몇 반은 아직 한명도 구조가 되지 않았다"며 "우리 아이는 좀 더 기다려야 한다"고 달래 발길을 되돌리게 했습니다.
늑장구조에 따른 정부를 향한 불신감은 이날도 여전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사망자 현황판에 '어제 저녁 11시30분부터 오늘 오전 5시50분까지 작업중단(배안에), 밤샘작업은 거짓말입니다'라는 문구를 적었습니다.
이를 실종자 가족들과 기자들이 관심있게 지켜보자 해경 관계자가 문구를 황급히 지우다가 격렬한 항의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후 이 문구는 결국 활자로 인쇄된채 현황판 한켠에 붙었습니다. 문구 작성자는 "해경도, 언론도
이날 자녀를 찾았다는 한 학부형은 실종자 가족들에게 "먼저 가 보게 돼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주변에 모여있던 실종자 가족들은 이 학부형에게 "자녀를 찾게 돼 다행이다"고 악수를 청했습니다.
슬픔은 생면부지였던 사람들을 '가족'으로 만들었습니다. 참사가 빚어낸 슬픈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