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뿐 아니라 세월호를 버리고 탈출한 이준석 선장 역시 계약직에 대타 선장이었습니다.
'내 배는 내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마이십 정신'은 애시당초 없었고, 선장은 항해 시간 중 절반 이상을 침실에서 보냈습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검찰 조사에서 밝힌 선장 이준석 씨의 출항 후 12시간입니다.
이 씨는 출발 뒤 2시간만 운항하고 5시간 동안 침실에서 잤고, 잠시 조타실에 나왔다가 오후 8시 이후에는 다시 침실로 돌아갔습니다.
사고해역인 위험구간을 경력 4개월의 3등 항해사에게 홀로 맡겨둔 것입니다.
침실에 있던 선장은 선박이 크게 흔들린 뒤에야 그제서야 침실에서 나옵니다.
대형 여객선의 선장이 출항 12시간 가운데 절반이 넘는 7시간을 침실에 있었던 것입니다.
▶ 인터뷰 : 이준석 / 세월호 선장
- "죄송합니다."
- "(사고 당시) 직접 (운항을) 안 하신 모양이죠?"
알려진대로 이 씨는 계약직인데다, 이른바 대타 선장이었습니다.
세월호와 오하마나호의 선장이 없을 때 두 배를 오가며 기존의 선장을 대체한 겁니다.
여객선은 일반적으로 선장 두 명이 번갈아 운항하지만, 이 씨처럼 계약직 대타를 고용하면 1명의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는 선사 측의 계산입니다.
게다가 정년퇴직 뒤 1년씩 계약을 연장한 이 씨의 월급은 270만 원. 69세인 이 씨의 급여는 다른 여객선 선장의 절반 수준입니다.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고령의 대타 선장이 배를 몰면 선원들이 통제를 따르지 않기도 해 사고 순간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