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부모가 남기는 마지막 편지 "미안해"

여객선 침몰사고로 희생된 학생들의 부모와 형제·자매 등이 임시합동분향소 메모판에 남긴 편지글이 분향소를 찾는 조문객들의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23일 여객선 침몰사고 희생 학생들의 임시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단원구 고잔동 안산올림픽실내체육관 입구 앞에 마련된 추모메모판에는 희생자들의 부모가 자녀 앞으로 남긴 편지가 붙었다.
'○○아! 고통없는 곳에서 편히 쉬렴. 엄마 아빠 힘든 고통 잘 돌봐줘', '○○아, 잘 잤어? 친구들 만나 얘기하느라 못 잤으려나? 늘 그랬듯, 밝고 힘차게 지내야해 ^-^ ♡ Mom', '○○아 아빠가 보고 싶다. 사랑하고 미안해', '보고 싶구나 나의 아들아 이제 편안하게 있으렴. 미안해. 사랑해'
또 여동생과 누나를 떠나보내는 언니와 남동생의 가슴 아픈 편지도 눈에 띄었다.
''○○아! 차가운 물속에서 얼마나 힘들었니. 전화도 문자도 안 받고. 그래도 우리 ○○가 친구를 구하느라 그랬다니. 언니는 네가 너무나 대견스러워. 사랑하는 내 동생아. 엄마 아빠한테 너 몫까지 내가 효도할 테니 눈물 흘리지 않게 해줘. 덕분에 18년 동안 내 인생이 행복했어 사랑해 내 동생','진짜 해줄 수 있는 게 이거밖에 없어서 너무 미안하다. 거기선 행복해줘. 평생 가슴속에 묻었다. 우리 하나뿐인 누나. 사랑해'.
또 '천국 가서 편히 쉬어라 사랑한다. 이모가'라며 조카의 죽음을 애도하는 글도 있었다.
한 유족은 자신의 자녀와 함께 묻히게 된 학생을 추모하기도 했다.
'○○아, △△이 엄마야. 하다보니 △△이랑 나란히 있게 되었더라. 사진보니 참 착하고 듬직해 보여서 맘이 좋아. △△이랑 같이 친하게 잘 지내줘. 자주 갈게.'
이밖에도 추모 메모판에는 조문객들이 남긴 수백여 장의 메모지와 종이편지가 빽빽이 붙어 고인의 넋을 기렸다.
한 시민은 집 앞에 있는 중학교 학생과 교사 283명에게 받은 색종이 편지를 가져와 분향소 입구에 모두 붙였다.
메모판을 바라보던 한 조문객은 "자꾸 눈물이 나 차마 다 읽지 못하겠다"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매경닷컴 속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