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한상률 전 국세청장 무죄 확정

대법원 1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지난달 30일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게 그림을 선물하고 인사 청탁을 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로 기소된 한상률(60) 전 국세청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한씨가 뇌물을 제공했다거나 뇌물제공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 전 청장은 국세청 차장으로 재직했던 2007년 5월쯤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로부터 구입한 고(故) 최욱경 화백의 그림 '학동마을'(감정가 1200만원 상당)을 '잘 봐달라'는 의미로 전 전 청장에게 전달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또 사퇴 직후인 2009년 3월부터 2년간 미국에 체류하면서 옛 부하직원을 통해 주정업체 3사와 자문계약을 체결한 뒤 자문료와 세무조사 무마 대가 등 명목으로 6900만원을 받은 혐의 또한 받아왔다.
1·2심은 "부인이 그림을 선물했다는 사실을 한씨가 알거나 공모한 정황이 있지만 의심스러운 사정만으로는 유죄를 인정할 수 없다"며 "뇌물을 건넨 동기가 명확하지 않고, 한씨에게 불리한 증언들의 신빙성도 떨어진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이동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