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목항과 진도체육관에는 자원봉사자들이 사고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 사고 첫날부터 매일같이 진도체육관을 찾아 실종자 가족들을 돕는 70대 할머니 세 분이 계십니다.
김민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할머니 여러분이 화장실을 청소하고 있습니다.
세면대를 닦고 또 닦고, 쓰레기통은 조금만 차도 금방 한쪽으로 비워둡니다.
▶ 인터뷰 : 할머니 자원봉사자
- "(오면 어떤 일을 주로 도와주셨어요?) 화장실 같은데 쓰기 좋게, 가족들 불편하지 않게…. "
지난달 16일, 사고 첫날부터 할머니들은 매일 이곳 체육관에서 봉사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할머니 자원봉사자
- "(집이 가까우세요?) 네, 바로 앞이요. (걸어서 왔다갔다하시는 거에요? 얼마나 걸리세요?) 한 20분 정도, 천천히 걸어서 와요."
힘이 부칠 때면 한쪽 계단에 앉아 말없이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게 전부.
그러다가도 금방 털고 일어나 다시 청소를 합니다.
체육관 밖에서도 자원봉사자들은 분주합니다.
논술학원 강사 김광조 씨는 지난 주말 대학생 아들과 함께 이곳을 찾았습니다.
밤낮 구분없이 일을 돕고 있지만, 실종자 가족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 인터뷰 : 김광조 / 자원봉사자
- "단단히 마음먹고 와서 그런지 힘든 일은 없고요. 오히려 미안한 마음을 느껴요."
팽목항 약국 부스에서 한 달간 자원봉사를 해온 약사 최기영 씨는 자원봉사자들의 건강도 염려가 된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최기영 / 약사회 자원봉사자
- "우황청심환 포함해서 비타민, 영양제, 피로회복제 이런 약을 많은 양을 공급했습니다."
이처럼 자원봉사자들은 실종자 모두를 찾는 그날까지 팽목항에 실종자 가족과 함께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찾아갈 때까진 해야죠. 힘들어도 어쩔 수 없지. 아무리 힘들어도 가족들보다는 나으니까."
MBN뉴스 김민혁입니다.
영상취재 : 김 원·박세준 기자
영상편집 : 한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