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헤어지라"는 말에 앙심을 품고 전 여자친구 아파트를 찾아가 부모를 흉기로 살해한 20대 남성이 20일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범인은 계획적으로 전 여자친구 부모를 살해했다"며 "검거 직후에도 여전히 만취 상태였다"고 밝혔다.
20일 오전 9시 20분쯤 대구 달서구 상인동 한 아파트 4층에서 권 모 씨 부부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집안에 다른 사람이 있는지 한차례 살펴본 후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며 "피해 여성 부모는 배관수리공이라는 말에 의심 없이 문을 열어준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결과 장씨와 피해 여성 권 씨는 지난 2~4월 2개월 간 연인 사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장 씨가 술을 마시고 여자 친구를 때리는 일이 잦자 권 씨 부모는 경북 상주에 살고 있는 장 씨 부모를 찾아가 "아들과 우리 딸이 만나지 못하게 해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이에 여자 친구와 헤어진 장 씨는 앙심을 품어오다가 지난 19일 전 여자친구 권 씨가 살고 있는 달서구 아파트를 찾았다.
오후 5시 30분쯤 배관수리공 행세를 하며 권 씨 집 안으로 들어간 장 씨는 미리 준비한 흉기로 화장실과 현관 등에서 옛 여자친구 부모를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
범행 후 장 씨는 현장을 떠나지 않고 집안에 있는 술을 마시며 전 여자친구 권 씨가 돌아오길 기다렸다.
피해 여성 권 씨는 20일 오전 0시 30분쯤 집으로 돌아왔고 이후 8시간 가량 감금됐다가 오전 9시쯤 탈출을 위해 아파트 4층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화단에 쓰러진 채 발견된 권씨는 병원으로 후송됐다.
경찰은 "누군가 아파트 4층에서 떨어진 것 같다는 신고가 처음으로 접수됐다"며 "부상자 신원을 확인한 뒤 집에 가보니 권 씨 부부가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아파트 폐쇄회로 분석을 통해 딸 권 씨의 대학교 동아리 선배 장 모 씨가 오전 9시 18분쯤 피가 묻은 헝겊으로 오른손을 감싼 채 밖으로 빠져나오는 모습을 확인했다.
용의자 특정 후 검거에 나선 경찰은 이날 오후 1시쯤 경북 경산시내
경찰 관계자는 "검거 직후 피의자 장 씨가 범행 사실을 모두 시인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장 씨를 상대로 더욱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매경닷컴 속보부 / 사진 출처 :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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