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대피소에 곰 출현…침낭 물어뜯고 달아나

【 앵커멘트 】
지리산 반달가슴곰이 벽소령 대피소에 나타나 쉬고 있던 탐방객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침낭을 물어뜯고 달아나는 등 안전관리가 소홀했다는 지적입니다.
윤범기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8일 밤 10시 25분쯤.

지리산 벽소령 대피소 앞에 반달가슴곰 한 마리가 나타납니다.

먹이를 찾던 반달곰은 취사장 근처에서 음식 냄새를 맡고 돌아다닙니다.

최루가스와 공포탄으로 곰을 쫓아내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탐방객이 갖고 있던 침낭을 물어뜯는 등 아찔한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 인터뷰(☎) : 이대형 / 지리산 탐방객
- "시커먼 게 머리가 그렇게 큰 줄 몰랐어요. 곰이. 내 발 쪽으로 입을 벌리고 입에는 허연 침 같은 게 있고 으르렁 소리를 내면서…"

사고를 일으킨 반달곰은 2010년 방사한 CF-38번으로 올해 봄 새끼 두 마리를 낳아 기르고 있습니다.

이 곰은 전에도 수차례 먹이를 찾아 벽소령대피소에 나타난 바 있었습니다.

공단 측은 해당 반달곰이 자연적응에 실패했다고 판단하고 회수할 방침입니다.

또 쓰레기 야적장도 야생동물이 접근할 수 없도록 바꾸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윤범기입니다. [ bkman96@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