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댓글 수사 은폐 폭로 권은희 사직서(종합)

국가정보원의 댓글을 통한 대선 개입 의혹 수사과정에서 경찰 수뇌부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다고 폭로했던 권은희 관악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이 20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권 과장은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일신상의 사유로 경무과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4일간의 연가를 함께 냈다.
김종보 관악경찰서장은 "자세한 이유는 물어보지 않았으며 사직서는 서울지방경찰청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사직서는 서울경찰청에서 경찰청에 보고한 뒤 경찰청에서 의원면직 결격 여부를 따져 안전행정부에 제청을 하면 안행부가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관악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소속 경찰관은 "오늘 오전에도 권 과장을 봤는데 아무 말이 없었다"며 "직원들도 권 과장이 사직서를 낸 뒤 알았다"고 전했다.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으로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했던 권 과장은 지난해 4월 김용판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수사를 방해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또 지난 2월 1심 법원에서 권 과장의 진술이 객관적 사실과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며 김 전 청장에 대해 무죄가 선고되자 권 과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충격적 결과"라며 반박에 나서기도 했다.
권 과장은 송파경찰서 수사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지난 2월 9일 관악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으로 발령됐다.
지난 5일 열린 항소심에서 서울고법 형사2부는 "경찰의 중간 수사 결과 발표가 당시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할 수 있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피고인의 행위를 선거운동으로 볼 수 없다"며 김 전 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또 "디지털 증거분석결과 보고서, 보도자료, 언론 브리핑 등의 내용이 허위라고 볼 수 없고, 김 전 청장이 수사 결과를 은폐·축소하라고 지시한 사실도 인정할 수 없다"면서 "권 과장의 증언은 다른 수서 경찰서 경찰관들의 증언과도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어 모두 믿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매경닷컴 속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