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역사적 설화에 바탕 둔 아이디어 저작권 없어"

세계문화유산 석굴암의 탄생을 그린 '석굴암 그 이념과 미학'과 '재상의 꿈' 사이에 유사성이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역사적 설화에 바탕을 둔 아이디어는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다.
대법원 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소설가 성낙주씨(60)가 작가 박준수씨와 출판사 S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역사적 설화에 대한 새로운 해석으로 아이디어 영역에 속하고 주어와 술어의 선택, 문장의 완결성 및 구체적 내용이 다를 뿐만 아니라 조각의 특성, 외관을 단순히 사실적으로 묘사한 것이거나 일반적이고 통상적인 표현의 범주를 벗어날 정도의 묘사로 보기 어려워 원고 작품의 창작성 인정이 어렵다"며 "같은 취지로 판결한 원심은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1999년 '석굴암 그 이념과 미학'을 쓴 성씨는 2012년 '재상의 꿈'이 출판되자 자신의 작품을 모방한 것이라며 소송을 냈다. 두 책 모두 석굴암이 지어진 과정을 담아낸 탓에 주인공과 공간적·시간적 배경 등이 유사했다.
1심과 항소심 재판부는 성씨가 저작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부분은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아닌 아이디어 등 영역이거나 창작성도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동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