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한복판에 있는 호텔에서 분신 자살 소동을 벌이던 40대 남성이 10시간 넘는 대치 끝에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과거 이 호텔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하다 쫓겨나자 이런 일을 벌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박준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소화 호스가 복도를 따라 길게 늘어져 있고 객실은 모두 문이 굳게 잠겼습니다.
어제 저녁 6시쯤 서울 삼성동 라마다 호텔에서 49살 박 모 씨가 분신자살 소동을 벌여 투숙객 190여 명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 인터뷰 : 고메즈 / 호텔 투숙객
- "내일 일찍 비행기로 떠나야 하는데 다른 호텔로 옮기라고 해서 지금 자리를 옮기는 중이에요."
투숙객인 척 객실에 들어간 박 씨는 기름을 뿌리고 문을 걸어 잠근 채 호텔 운영자와 면담을 요구하며 경찰과 대치했습니다.
10시간이 넘는 설득 끝에 결국 박 씨는 오늘 새벽 4시 50분쯤 제 발로 걸어나왔습니다.
▶ 인터뷰 : 박 모 씨 / 피의자
- "(한 말씀 해주시죠.) …."
과거 이 호텔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하던 박 씨는 지난 2012년 성매매 단속에 적발돼 호텔도 영업정지 2개월 처분을 받았습니다.
호텔 측은 유흥주점을 강제로 다른 사람에게 넘겼고, 이에 앙심을 품은 박 씨가 권리금 등을 요구한 겁니다.
▶ 인터뷰 : 이건화 / 서울 강남경찰서 형사과장
- "호텔 대표의 사과와 명도 집행 과정에서 발생한 손해 부분에 대해서 보상을 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박 씨가 면담을 요구한 호텔 운영자 문병욱 이사장 역시 호텔을 성매매 장소로 이용한 혐의를 받아 지난해 불구속 기소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문 이사장은 유흥주점을 임대했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고 오늘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박 씨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입건해 조사를 벌이는 한편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MBN뉴스 박준우입니다. [ideabank@mbn.co.kr]
영상취재 : 배완호,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