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의족도 신체 일부"…파손도 업무상 재해

【 앵커멘트 】
장애인이 착용하는 의족도 신체의 일부인 만큼, 일하던 중 파손이 생기면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첫 판결인 만큼 파장도 클 것으로 보입니다.
이병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육상 400m에 출전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피스토리우스.

두 다리가 절단됐지만 올림픽에 나갈 수 있었던 건 바로 의족 덕분이었습니다.

서울에 사는 69살 양 모 씨도 19년 전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잃자 의족을 착용하고 아파트 경비일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0년 양 씨는 자신이 일하는 아파트 단지의 제설작업을 하다 눈길에 넘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의족이 파손됐습니다.

양 씨는 일을 하다 다쳤으니 업무상 재해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요양급여를 지급해 달라는 소송을 냈지만,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1, 2심 재판부는 현행법상 '업무상 부상'의 범위에 의족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장애인에게 의족은 단순한 보조기구가 아닌 사실상 다리나 마찬가지라고 봤고,

부상의 대상 역시, 태어나면서부터 있던 신체가 아닌 의족 또한 포함된다며 양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이번 법원의 판단은 사실상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첫 판결이어서 파장은 더 클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freibj@mbn.co.kr]

영상편집 : 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