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소방헬기 추락 '현장 상황 증언', 날씨 어땠길래? 그외 원인 추정해보니…
'광주 헬기 추락' '광주날씨'
세월호 참사 현장 지원활동을 마치고 복귀하던 소방헬기가 광주 도심 인도에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숨졌습니다.
17일 오전 10시 53분께 광주 광산구 장덕동 부영아파트 옆 인도에 헬기가 추락했습니다.
이 사고로 탑승자 5명이 모두 사망했습니다. 탑승자는 조종사 정성철(52) 소방경, 조종사 박인돈(50) 소방위, 정비사 안병국(39) 소방장, 구조대원 신영룡(42) 소방교, 구조대원 이은교(31) 소방사입니다. 버스 승강장에 있던 여고생 1명도 파편에 맞아 가벼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목격자는 "천둥·번개가 치는 줄 알았다"며 "쾅 소리와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상공에서 불이 붙은 상태로 헬기가 떨어졌으며 폭발하듯 부서지면서 파편이 주변 상가 등으로 튀어 건물 유리가 깨지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저공비행을 하면서 기체가 빙글빙글 돌았고 폭발로 100m 가까이 떨어진 곳까지 파편이 튀었다는 목격담도 나왔습니다. 사고 현장에 인적은 드물었지만, 이 일대는 광주 신흥 택지지구인 수완지구로 아파트·학교·원룸 등이 밀집한 곳이어서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일부 관계자들은 조종사가 인명피해를 막으려고 인도 쪽으로 추락을 유도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고 헬기는 강원도소방본부 제1항공대 소속 AS350N3 기종으로, 2001년 유로콥터에서 생산돼 국내 도입된 것으로 알려졌습다.
탑승자들은 지난 14일부터 진도군 팽목항에서 세월호 참사 현장 지원을 마치고 복귀하던 길이었습니다. 오전 10시 49분 광주 비행장에서 이륙해 강릉으로 향하던 중이었습니다.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당시 광주지역에 장맛비가 내리고 있던 점으로 미뤄 기상악화로 인해 헬기가 추락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돌풍이나 천둥·번개는 관측되지 않았지만 구름이 낮게 깔려 시야확보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광주기상청 측은 "시간당 강우량이 다소 많았던 점 이외에는 평상시 흐리고 비오는 날씨 수준"이라며 기상에 의한 사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소방헬기가 광주공항에서
추락 전부터 헬기에서 불이 났다면 기계 결함 또는 엔진에 새가 들어가면서 화재가 발생하는 일명 '버드 스트라이크'의 가능성도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소방당국은 헬기에 설치된 블랙박스를 수거해 정확한 사고 원인과 경위를 파악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