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바뀔 것이다'라고, '다신 이렇게 허망한 죽음이 없을 것이다'라고…
그러나 그 이후에도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고, 눈물은 마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주 세월호 가족 대책위가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요구하며 공개한 단원고 2학년 6반 김동협 군의 휴대전화 연상입니다.
"나 무섭다 진짜 나. 이거 어떡하냐. 나 무서워. 아 나 살고 싶어 진짜. 나 구명쪼끼 입었어요."
"보이시죠? 지금 일자예요. 일자로 찍고 있는건대 이 정도로 기울었어요. 60도로 기울어진 거죠. 지금 구조대가 오고 있대요. 내가 왜 수학여행을 와서. 나는 꿈이 있는데. 나는 살고 싶은데. 진짜 이거 욕도 나오고 나 울 거 같은데. 나 무섭다고"
"구조대가 오면 얼마나 위험한 상황입니까? 지금 구조대 와도 300명을 어떻게 구합니까?"
"내가 왜 제주도를 오하마나호를 안타서 세월호를 타서 이런 진짜 욕도 나오는데 어른들한테 보여줄 거라 욕도 못하고 진짜 무섭고"
"내가 마지막으로..아 나는 진짜 하고 싶은 게 많은데 아 진짜 나 무서워요 지금 아 진짜 울 거 같아요 나 어떡해요?"
"할머니, 아빠 사랑하고 누나, 많이 싸웠는데 참 고맙고, 형 마지막으로 보고 싶었는데 못 보고 가네요"
어제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서울광장에서 열렸습니다.
여야가 그 외침을 들었으면 합니다.
이처럼 세월호의 눈물이 마르지 않는 상황에서 또 안타까운 죽음이 있었습니다.
세월호 지원 활동을 하고 돌아가던 강원 소방 헬기가 추락사해 5명의 소방관이 목숨을 잃은 일입니다.
사고 관계자 주변인들의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아이고, 아이고, 어떡해…."
"(우리 오빠) 한 번만 만지게 해주세요, 오빠."
▶ 인터뷰 : 이웃 주민
- "사람은 착한 거 같아요. (들어온 지) 한 서너 달, 너덧 달 됐나. (방은) 큰 게 아니고, 원룸이에요. "
▶ 인터뷰 : 김정식 / 동료 소방관
- "뭐든지 열심히 하고, 신혼집도 예쁘게 꾸미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렇게 되니까 많이 안타깝고 그렇습니다."
▶ 인터뷰 : 권재상 / 공군사관학교 명예교수
- "1초 남짓한 시간에 (땅으로) 바로 충돌했기 때문에 다른 조작을 할 방법은 전혀 없습니다. 조종사가 (피해를 줄이려고) 의도적으로 회피 조작을 했을 때만 일어날 수 있는…."
▶ 인터뷰 : 현직 헬기 조종사
- "저희도 (수직강하)에 대해 현실이 그렇게 떨어졌기 때문에 의아해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헬기 전문가
- "실제 해상에서 바다를 하늘로 알고 내리꽂는 일도 있습니다."
▶ 인터뷰 : 헬기 전문가
- "차 운전을 하면서 도로를 봐야 하는데 창문을 다 막은 상황이랑 똑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직 왜 안타까운 5명의 소방관이 목숨을 잃었는지 사고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기체결함도 그 가능성 가운데 하나입니다.
오늘 장례식장을 찾은 정홍원 총리에게 숨진 소방관의 유족은 총리에게 '총리는 몇년 된 차를 타고 계시냐고' 물었습니다.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관들은) 비행기가 15년, 30년 된 것을 타고 다닌다. 30년 평생 공무원으로 일하다 1초 만에 똑똑하다는 5명이 고통스럽게 갔다”고 울부짖었습니다.
또 "(소방)공무원들의 처우개선을 부탁드린다. 생명수당이 얼마인 줄 아느냐. 소방공무원들 유서쓰고 일한다"고 말했습니다.
낡은 배와 안전 불감증으로 발생한 세월호 참사, 그리고 오래된 헬기에 의존한 채 목숨을 내놓고 일하는 소방관들.
대한민국이 어찌 이럴 수 있을까요?
정말 이제는 바뀌어야 할 때입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김희경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