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에서 구매한 포장 식품에 곤충이나 머리카락 등 이물질을 집어넣고 수백곳의 식품제조업체를 상대로 상습적으로 협박해 수천만원을 뜯어낸 블랙컨슈머(악성 소비자) 남녀 2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9일 부산지역 대형마트에서 구매한 김치와 어묵 등에 이물질을 집어넣은 뒤 해당 식품 제조업체에 전화를 걸어 신고하겠다고 협박, 돈을 갈취한 혐의(공동 공갈)로 김모(35) 씨와 이모(46.여) 씨를 구속했다.
부산에서 동거중인 이들은 지난 4월 주거지 인근 모 대형마트에서 구입한 부침용 두부에 파리를 넣은 뒤 제조업체에 전화해 5만원을 송금받는 등 비슷한 수법으로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전국의 중소식품 제조업체 309곳으로부터 모두 3500만원을 받은 혐의다. 이들은 식료품의 종류를 따지지 않았다. 어묵과 순대, 해파리냉체, 돈가스 소스, 건포도, 건어물, 황도 통조림, 누룽지 쌀강정 등에 직접 잡은 파리나, 개미, 거미 등 벌레를 넣거나 머리카락, 생선뼈, 돌, 플라스틱 등을 일부러 넣어 사진을 찍어 업체를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제조업체에 1
경찰관계자는 "영세 업체들이 대기업에 비해 위생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점을 노린데다 소액 보상금은 별 분쟁없이 지급된다는 점을 노린 지능적인 범죄"라고 말했다.
[부산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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