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협력.고교교육정상화.학부교육.특성화…4대 국책사업 '그랜드 슬램' 달성"
충남 논산의 건양대가 교육부의 '빅4' 재정 사업을 모두 석권해 화제다. 수도권의 인지도 높은 대학도 아니고 개교 20여년의 짧은 역사와 지방 사립대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보기 드문 성과를 내서다.
건양대는 정부가 최근 발표한 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사업(ACE).2단계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등 4대 재정지원사업을 모두 휩쓸었다. 전국 202개 4년제 대학중 신청한 사업에 모두 선정된 것은 건양대가 유일하다. 이에 따른 정부 지원금만 무려 600억원에 달한다.
그만큼 학부 교육을 선도하는 건양대의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방증이다. 잘 가르치는 대학, 산학협력 선도대학 등 이 대학만의 특성화된 교육 시스템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평가다.
그는 이어 " 취업 명문,산학협력 선도대학에서 이젠 교육중심 명문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건양대가 지방 신흥 명문대로 부상한 것은 지난 2010년 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사업(ACE), 즉 '잘 가르치는 대학'으로 선정되면서부터다. 기존 '연구 중심'에서 '교육 중심'으로,'교수 중심'에서 '학생 중심'으로 변화시킨 이 대학의 교육 정책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단숨에 특성화를 추구하는 지방대학의 롤모델로 부상했다. 100여개 대학이 벤치마킹했고 청와대에서도 이 대학의 '성공 노하우'를 알아보기 위해 다녀갔을 정도다.
이와 관련해 김 총장은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화와 개혁을 두려워하지 않는 생존 전략이 성공 비결"이라고 했다. 그는 91년 학교 설립후 "얼마나 잘 가르치냐에 따라 학교 경쟁력이 좌우된다"며 개혁의 고삐를 바짝 죄었다. 또 "가르쳤으면 취업까지 책임져야 한다"며 취업에 역점을 뒀다. 모든 서비스의 기준은 고객인 학생이었다. 어찌나 강도높은 개혁을 추진했는지 '교수들은 지옥,학생들은 천국'이란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가 강조하는 '학생 중심 경영'은 말로 그치지 않았다. 강의시간표는 공강시간을 고려한 철저한 학생중심이었고 총장 결재없이는 휴강을 할 수 없다. 보충수업도 엉성하게 했다간 경고를 받는다. 교수 성과급도 학생들의 강의평가를 통해 반영했다.학생과 가까운 문화를 만들기 위해 교직원전용 식당도 없앴고 교수 연구실도 외부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개방형으로 만들었다. 또 '가르쳤으면 책임져야 한다'며 학점.수험.취업.진로 문제 상담 등을 사제지간에 평생 해결하는 시스템인 '평생패밀리제도'를 도입했다. 방학 기간 4주간 연수교육도 받는다. 개설된 학과 대부분이 여러 학문을 접목한 것이기 때문에 순수 단일 학문을 전공해온 교수들은 이종학문을 배워야 한다. '방학 동안 열심히 배운 것을 학기 중에 잘 가르치라'는 것이 김 총장의 지침이다.
학생들도 강도높은 교육을 받았다. 모든 학과가 중간.기말고사 외에도 '수시 고사'라고 불리는 시험을 매달 치른다.인성 교육과 관련된 6학점도 반드시 이수해야한다. 매주 목요일 오후 1.2학년은 지도교수와 함께 사회봉사, 스포츠, 독서토론 같은 단체활동을 하는 '파트너십 트레이닝'을 꼭 해야 한다.
"기초교양대학을 통해 효, 봉사, 희생정신을 가르치고 있다.추상적인 인성교육에서 탈피해 실천 교육에 목표를 뒀다.무엇보다 정직이 핵심 가치다. 이를 위해 무감독시험도 확대 시행중이다. 인성이 진정한 실력이다.성품이 훌륭해 이질감 없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실력있는 인재로 길러내려는 의도다"
동양 최대 안과 전문 병원인 김안과의 설립자이기도 한 김총장은 학생들의 학습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장학금도 통크게 쐈다. 작년에만 김안과와 건양대 병원 등에서 번돈 200억원을 내놨다. 전체 학생 8000여명중 13%는 한 푼도 등록금을 안내고 절반은 매학기 100만원 이상의 장학금을 타갔다.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등록금도 2009년부터 동결.인하했다.
학생중심대학 실현을 위한 학생,교직원간의 활발한 소통도 강점이다. 김총장은 학생들과 학교 식당에서 만나 떡볶이.순대를 함께 먹기도 하고, 통학버스에 타 옆자리 학생과 이야기도 한다. 그는 매학기 직접 2000여명의 신입생(1학기)과 졸업예정자(2학기) 전원을 면담하는 등 학생들의 불편 사항을 들었다. 올해는 전체학년으로 그 대상을 확대했다. 또 유학생들과도 간담회를 진행하고 학생의 요청이 있으면 언제든지 대화를 나눈다. 직접 만나지 못할 때는 스마트 폰을 활용한다. 학생들 사이에서 시험 기간에 빵을 나눠준다고 '빵 총장', 꽁초를 줍는다고 '꽁초 총장'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을 정도다.
이 과정에서 김 총장은 학교 운영의 '성공 DNA'를 찾아냈다. 그는 "사업관련 대부분의 아이디어를 학생상담을 통해 얻고 있다"고 했다. 철저한 학생지도를 통해 학사제도와 교육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꿔 성장하겠다는 판단은 그대로 적중했다.23년의 길지 않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전국 '최초','유일'이라는 타이틀이 유난히 많은 이유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전국 90개 대학이 벤치마킹한 '동기유발학기'이다. 신입생들이 미래의 목표를 설정하고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키우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2004년 전국 최초로 취업전용건물을 건립하고 취업전문교육을 시행했다. 어학.자격증 취득 등 방과후학교 프로그램도 처음 도입했다. 의대와 공대를 결합한 '의료공대'가 있는 유일한 학교이다. 담배를 끊거나 살을 뺀 학생에게 장학금을 준 최초의 대학이기도 하다. 2012년 설립한 '창의융합대학'도 국내 최초의 시도다. 융합IT, 의약바이오, 글로벌프런티어 스쿨, 융합디자인 학부 등 4개 학부로 구성,산학연계 특성화 교육과정으로 운영중이다.
교육 방식도 다르다.기존 학사제도의 틀을 깼다. 1년 2학기 대신 4주를 1학기로 삼는 연 10학기제로 운영한다. 학생 주도의 팀프로젝트 중심이다. 노트.칠판에 적힌 걸 외우는 '기억에 의존하는 공부'에서 탈피했다. 교수 2~4명이 들어가지만 설명과 질문, 조언 등 코디네이터 역할만 한다.
김 총장은 "폭넓은 지식을 갖춘 융합형 인재, 기업이 원하는 실용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토론과 협업의 현장 중심으로 학생들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하는 것이 차별된 특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철저한 지역 밀착형 대학을 추구한 것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산학협력이 취업으로 직결되는 시스템 구축이 특징이다.논산캠퍼스는 한산모시.식음료산업 등 지역특화산업과 연계하고 의과대학이 있는 대전캠퍼스는 메디바이오 특성화로 지역산업을 밀착시켜 공생발전을 꾀하고 있다.산학협력 가족회사만 700여개에 달한다.
김 총장은 "대학은 존재 그 자체가 지역사회에 있고 공생관계"라며 "지역의 우수인재가 지역에 안착해 지역 발전을 돕는 산학친화형으로 시스템을 만든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런 남다른 교육 시스템은 짧은 역사의 건양대가 단기간에 지방 명문대학으로 올라서는 원동력이 됐다. 이는 높은 취업률과 잘가르치는 대학의 성과로 귀결됐다. 지난 10년간 평균 취업률이 83.92%에 달한다. 국내 4년제 대학 최고 수준이다. 보건의료계열의 경우 2009년 임상병리사를 시작으로 의사(2010년), 안경사(2011년, 2012년), 치과위생사(2013년), 2014년에는 동시에 임상병리사, 작업치료사 등 각종 국가고시에서 6년 연속 전국 수석 배출이라는 진기록도 세웠다.
이 모든 것의 바탕에는 '세상에 불가능한 것이 없다'는 긍정의 힘으로 지방 대학의 한계를 넘어선 김 총장의 리더십이 있다. 그는 인재를 장기적으로 육성.관리하는 끈기와 안목이 남달랐다. 팔순이 넘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유연하고 탄력적인 사고,한번 뜻을 세우면 결코 굽히지 않는 신념,앞날을 내다보는 통찰력은 가히 젊은이들을 압도하고도 남는다.거기에다 개인보다는 사회와 다른
김 총장은 "대한민국 학부교육의 혁신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많은 것들을 시행했고 또 준비중"이라며 "개교 30주년인 오는 2021년엔 최고의 '휴먼-실용인재'를 키우는 대한민국 '넘버원' 교육 중심 명문대학으로 우뚝 서겠다"고 말했다 .
[논산 =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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