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내연녀로 지목된 임모씨 집에서 4년 반 동안 일했던 가정부 이모씨가 임씨로부터 채 전 총장과자신의 관계를 누설하지 말라는 협박을 받았고, 자신이 빌려준 돈 수천만원도 받지 못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부(이범균 부장판사) 심리로 7일 열린 임씨에 대한 공판에서 가정부 이씨는 "지난해 5월 임씨가 불러 서울 삼성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는데 임씨가 데려온 건달들이 채 전 총장과 임씨의 관계를 누설하지 말라고 협박했다"고 말했습니다.
채 전 총장과 채모군의 이름을 입 밖에 내지 말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이씨는 또 "임씨네 집에서 일할 당시 적금과 보험을 해약해 돈을 빌려줬는데, 건달들이 '아들을 살리려면 이 돈만 받고 입을 다물라'고 협박하며 1천만원을 줬다"고도 언급했습니다.
이씨는 2003년 3월부터 2007년 8월까지 임씨의 집에서 일하면서 6천700만원을 빌려줬고 일부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이날 공판에서는 이씨가 채 전 총장의 혼외자 의혹을 폭로하는 인터뷰를 하는 대가로 종편방송사 TV조선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이씨는 "인터뷰 대가로 450만원을 받았느냐"는 임씨 변호인 측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또 TV조선 측에서 새로운 휴대전화를 쓰라고 주기도 했으나 받았다가 다시 돌려줬다고도 말했습니다.
임씨 변호인 측은 이씨가 전 남편을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사실이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이씨가 오히려 임씨를 협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신이 살인자라는 사실을 말하면서 겁을 줬고, 채군을 유괴하고 혼외자 관계를 폭로하겠다는 협박도 했다는 것입니다.
임씨 변호인은 또 "이씨가 허락 없이 채군의 생일잔치를 녹음하고 가정부 일을 그만두면서 채군의 사진도 멋대로 들고 나왔다"며 "이후 채군의 학원으로 찾아가기도 했다"고 말
이씨의 협박에 돈을 준 것일 뿐 채무관계는 없다는 주장입니다.
임씨는 이씨에게 빌린 돈 중 3천만원을 갚지 않고, 채 전 총장과의 관계를 발설하지 말라고 협박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법상 공동공갈)로 지난 5월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또 채 전 총장과의 친분을 밝히며 지인으로부터 사건 청탁과 함께 1천400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