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빌라 살인 사건` 피의자, 아동복지법 위반 추가(종합)

'포천 빌라 살인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피의자 이모(50·여)씨에게 기존 살인·사체은닉 혐의 외에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를 추가했다고 8일 밝혔다.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는 8살짜리 아들을 시신이 발견되기 전까지 두 달간 집에 홀로 남겨두고 문을 잠가 보호를 소홀히 한 데 따른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이씨는 집을 나와 동거남과 함께 지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이씨는 지난 3일 내연남이자 옛 직장동료인 A(49)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감춘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A씨와 집에서 술을 마시던 중 금전문제로 다투다 스카프로 목을 감고 얼굴에 랩을 씌워 살해한 뒤 시신을 고무통에 감췄다. 이씨는 경찰에서 "A씨가 3개월 치 월급을 맡겼는데 관계가 소원해지자 돈을 달라고 하면서 찾아와 술을 먹다가 다퉜다"며 "A씨가 먼저 욕을 하고 뺨을 때렸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살해 날짜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남편 박모(51)씨의 사망원인에 대해서는 불명으로 잠정 결론지어 이 부분에 대해선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일단 검찰에 넘겼다.
그러나 경찰은 "시신에서 수면제가 발견되는 등 이씨가 남편을 살해했을 것이라는 심증은 여전하다"며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시신을 함께 옮긴 큰아들(28)의 시신은닉 혐의도 공소시효 만료로 '공소권 없음' 의견을 냈으나 다른 살해 가담 등 다른 범행 증거가 있는지를 추적하기로 했다.
이씨는 남편의 사망에 대해 "10년 전 자고 일어났는데 특별한 지병이 없던 남편이 숨져 있었고 남편을 사랑해서 시신을 보관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시신에 이불을 덮어 일단 베란다에 놔뒀고 부패가 시작돼 거실에 있던 고무통에 담았다.
이후 학교에서 돌아온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던 큰아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린 뒤 "곧 장례를 치르겠다"며 함께 고무통을 작은방으로 옮겼다고 주장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같은 주장은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도 모두 진실 반응으로 나왔다.
경찰은 이씨가 2000∼2006년 졸피뎀 성분의 약을 처방받았고 지난해 5월에도 구입한 기록이 확인됐으나 살해에 사용됐다는 연관은 찾지 못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오후 9시 30분께 포천시내 한 빌라의 작은방 고무통 안에서 박씨와 A씨의 시신이 발견됐으며, 경찰은 수사에 나선 지 3일 만인 지난 1일 이씨를 검거했다.
당시 고무통이 있던 작은방 건너편 안방에서는 TV를 켜 놓은 채 악을 쓰며 울고있는 이씨의 8살 짜리 아들이 발견됐다.
[매경닷컴 속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