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모르고 출동만 한 해경 항공구조사들

세월호 침몰 사고 해역에 처음 도착한 항공구조사들이 구조를 마칠때까지 여객선 내부 상황을 전혀 알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지법 형사 11부(임정엽 부장판사)는 13일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공판에서 세월호 침몰 당시 헬기를 타고 출동한 항공구조사들을 증인으로 불러 심문했다. 지난 2월부터 활동을 시작한 항공구조사는 해상사고 시 헬기를 이용한 구조 임무를 맡는다. 증인석에 앉은 4명의 항공구조사들은 '여객선 침몰 중'이라는 출동명령 이외의 어떤 정보도 전달받지 못했다고 중언했다.
사고 해역에 가장 먼저 도착했던 항공구조사 박모씨(45)는 '왜 선내진입을 하지 않았는가'라는 검사의 질문에 "선내 상황을 알지 못해 다수의 승객이 있는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박씨는 "목포해경 123정, 승무원, 구조된 승객들로부터 승객들이 객실에서 대기하고 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면서 "선내에 승객들이 있는 것을 알았다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진입을 시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항공구조사 김모씨(35)는 "출동 명령을 받고 급히 장비를 챙겼고 도착시까지 선박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없었다"면서 "내부에 다수의 인원이 있었다는 정보가 전달됐다면 작전 자체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김씨는 이어 "선박 진입이나 세월호 침몰과 같은 대형사고에 대한 훈련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항공구조사 권모씨는 "배가 70도 이상 기운 상태에서 퇴선명령이 없었다고는 상상하기 어려웠다"면서 "기본적인 퇴선명령만 있었어도 더 나은 상황이 전개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목포해경 123정 전기팀장인 박모씨는 이날 재판 증인으로 출석해 "사고 현장까지 이동하면서 정장 등으로부터 어떠한 임무도 부여받지 않았다"면서 "특히 세월호 침수상황, 승객수, 조류상황 등 사고정보를 전혀 듣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박씨는 이어 "승객탈출을 위해 퇴선안내 방송이나 선내진입 시도는 하지 않았다"면서 그 이유에 대해서는 "경황이 없었다"고만 답변했다.
[광주 = 박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