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병 휘발유" 관리 감독 사각지대

【 앵커멘트 】
그런데 이렇게 휘발유를 일반 페트병에 담아 구입하는 것, 합법일까요, 아니면 불법일까요.
박광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헤어진 여자친구에 앙심을 품고 불을 질러 4명의 사상자를 내고,

수백 명이 탄 지하철에 갑자기 불을 지르기도 합니다.

모두 페트병에 휘발유를 담아 저지른 범죄들입니다.

그렇다면, 페트병에 휘발유를 구입하는 것은 합법일지 실제 주유소를 찾았습니다.

원칙상 안 된다면서도 쉽게 휘발유를 내어줍니다.

"여기에 팔면 안 되거든, (오토바이 끌고 오기 멀어서요.) 3천 원어치 넣어줄까?"

셀프주유소도 상황은 마찬가지,

관리인이 있지만 특별한 조치는 없습니다.

▶ 스탠딩 : 박광렬 / 기자
- "이렇게 채 10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휘발유 두 통을 아무런 재재 없이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현행법상 플라스틱 용기에 휘발유는 20리터, 경유는 30리터까지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페트병 판매가 가능한지는 부처마다 입장이 엇갈립니다.

▶ 인터뷰 :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
- "별도의 지정된 용기에 담아 판매하는 것은 허용되지만, 페트병은 일반 위험물을 보관하는 용기가 아니기 때문에 불법입니다."

▶ 인터뷰 : 소방방재청 관계자
- "위험물이라는 표시를 하게 되어 있어요. 그런 표시만 하면 (페트병에도) 가능하게 되어 있습니다."

신분 확인과 관련한 규정은 아예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 인터뷰 : 곽대경 /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본인임을 신분증으로 확인하고 정해져 있는 규격 용기를 사용하는 제도를 만들면 마치 방범창이 있을 때 절도 범죄가 줄어드는 것처럼 방화 범죄도 줄어들 수 있습니다."

두 통의 페트병에 담긴 휘발유로 불을 질렀던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350여 명의 사상자를 냈지만, 10년이 지나도록 바뀐 건 없습니다.

MBN뉴스 박광렬입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