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진해운 직원들이 세월호 참사 후 책임을 모면하려고 해경 조사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운항 관련 서류를 빼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청해진해운 물류팀 직원 구모(32)씨는 22일 광주지법 형사 13부 심리로 열린 김한식 대표 등 청해진해운 임직원과 고박업체 우련통운 관계자 10명에 대한 3회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세월호 침몰 후 조직적 대응실태를 고백했다.
구씨는 "물류팀을 총괄하는 남모 부장으로부터 '해경 조사에서 모르쇠로 이야기하라'는 지시를 받았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남 부장이 해경 조사를 받고 오자마자 물류팀 직원 4명이 모두 있는 자리에서 '(남 부장이)모르쇠로 이야기했으니 그렇게 이야기하라' 했다"고 말했다.
세월호 침몰 다음날인 지난 4월 17일 오전 회의에서는 남 부장이 우련통운과의 계약서를 보여주며 책임을 떠넘기도록 직원들에게 지시한 정황도 나왔다.
"이렇게 하면(우련통운에 떠넘기면) 빠져나갈 수 있다고 남 부장이 말했느냐"고 묻자 고씨는 답변하지 못했다.
재판장은 "'대답을 못하면서 고개를 떨구고 한숨을 쉬고있다'고 적으라"고 속기원에게 지시한 뒤 "피고인들(청해진해운 임직원)과 관계 때문에 난처할 수 있지만, 대답을 잘못하면 본인이 형사 처벌받을 수 있고, 특히 이 사건과 관련한 위증은 엄하게 처벌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씨는 검사들의 추궁에 물류팀 사무실이 압수수색당한 다음날인 지난 4월 18일 남 부장의 지시로 각종 운항 관련 서류를 치운 사실도 시인했다.
이어 증인으로 출석한 해무팀 직원 홍모(41)씨는 영업이익을 위해 화물 유치에 혈안이 된 사내 분위기를 전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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