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세훈 전 국정원장' '김동진 부장판사' / 사진=MBN |
'원세훈 전 국정원장'
현직 부장판사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1심 무죄 판결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글을 법원 내부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일선 판사가 다른 판사의 사건 심리 결과를 두고 공개적으로 발언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더구나 이번 게시글은 비판 수위가 매우 높은 편이어서 상당한 파문이 예상됩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성남지원 김동진(사법연수원 25기)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7시께 법원 내부 게시판 코트넷에 '법치주의는 죽었다'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습니다.
김 부장판사는 "국정원이 대선에 불법 개입한 점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며 "서울중앙지법의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판결은 '지록위마(指鹿爲馬)의 판결'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록위마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는 뜻입니다. '사기'에서 나온 고사성어로, 윗사람을 농락해 권세를 휘두르는 것을 비유합니다.
김 부장판사는 "집행유예 선고 후 어이가 없어서 판결문을 정독했다"며 "재판장 스스로 가슴에 손을 얹고 양심에 따라 정말 선거개입의 목적이 없었다고 생각했는지, 헛웃음이 나왔다"고 했습니다.
이어 "선거개입과 관련이 없는 정치개입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라며 "이렇게 기계적이고 도식적인 형식논리로는 국민을 납득시킬 수 없다. 이것은 궤변이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부장판사는 "이 판결은 정의를 위한 판결인가, 아니면 재판장이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 심사를 목전에 두고 입신영달을 위해 사심을 담아 쓴 판결인가"라고 묻고서 "나는 후자라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부장판사는 이밖에 "법치주의가 죽어가는 상황을 본다"며 "현 정권은 법치가 아니라 패도정치를 추구하고 있으며, 고군분투한 소수의 양심적인 검사들을 모두 제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을 꿋꿋이 수사했던 전임 검찰총장은 사생활 스캔들을 꼬투리로 축출됐다"며 "모든 법조인이 공포심에 사로잡혀 아무 말도 못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부장판사는 "지난
한편 현재 대법원은 김 부장판사의 글을 직권으로 삭제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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