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지난해 5월 서울시 태권도 대표 선발전에서 불거졌던 승부 조작 사건이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피해 선수 아버지의 죽음까지 몰고 왔었는데요.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학연이 문제였습니다.
이정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해 전국 체전 고등부 태권도 대표 선발전.
마지막 3라운드를 50초 남기고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경고 6개가 빨간색 운동복 선수에게 쉴 새 없이 쏟아집니다.
경기 결과는 역전패.
억울함을 호소하던 피해 선수의 아버지는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런데 경찰 수사 결과, 당시 경기에 승부조작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인터뷰 : 피해 선수
- "경고가 계속 오니까 '아 이게 경고 사항인가' 감독님께 여쭤 보고…. 늦었어도 (승부 조작) 사실이 밝혀진 거잖아요. 그것만으로도 감사드리죠."
아들의 대학 진학을 위해 좋은 성적이 필요했던 상대 선수 학부모가 서울시 태권도협회에 줄을 댔고, 이를 통해 심판이 승부조작을 한 겁니다.
▶ 인터뷰 : 김도상 / 경찰청 특수수사과 팀장
- "학연이나 그동안의 친분관계, 같이 심판으로 일하다 보면 친분이 쌓이다 보니까 이런 관계를 이용해서…."
태권도계 일각에선 금품이 개입된 승부 조작도 비일비재하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서울시 태권도협회 전 임원
- "큰 대회는 5천만 원 그 이상으로 주고받고 한다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또 서울시 태권도협회는 2009년부터 올해까지 협회비 11억 원을 임원들에게 부당지급하는 등 공금도 물 쓰듯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승부 조작에 가담한 서울시 태권도협회 전무 김 모 씨 등 7명을 포함한 관련자 18명을 입건했습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