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
기업의 인사과 관계자들은 훌륭한 영어 실력을 갖춘 지원자들은 넘치지만 개성 있는 '진짜 인재'는 부족하다고 하소연한다. 그래서 면접장에서 벗어나 심리검사도 해보고 술자리 면접도 진행하면서 지원자들의 숨겨진 모습을 관찰한다. 특이한 채용 방식에 당혹하는 지원자들도 많지만 몇몇은 발전 가능성을 빛내며 입사 기회를 거머쥔다.
◆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면 심리 검사를…"
취준생 A씨는 한 중소 광고기획사에서 면접을 보면서 자기 심리 상태를 털어놔야했다. 개인적인 속내를 들키는 것 같아 다소 불편했지만 '을'의 입장인 지원자는 선택권이 없었다.
회사는 '색채심리전문가'를 초빙했고 A씨가 심리검사를 받도록 했다. 테이블에 깔린 수십장의 색채카드 중에서 몇몇을 머뭇거리며 골라내자 전문가는 날카롭게 분석하기 시작했다. 청록색을 집은 A씨는 집중력과 창의력이 좋다는 평가와 함께 광고 디자이너가 '적성에 맞다'는 결과를 얻었다.
A씨는 "입사 후에 알고 보니 당시 적성검사와 함께 색채 감각도 평가했던 것"이라며 "개인 심리 상태를 공개한다는 부담이 컸던 것은 사실이지만 재밌는 면접이긴 하다"고 회상했다.
전문가들은 A씨의 회사만이 심리검사를 활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일반 기업에 입사 시 진행되는 인적성 검사도 같은 맥락이라는 얘기다.
한 인적성검사 설계에 참여한 관계자는 "문항마다 어떤 직군에 잘 맞는지, 회사에서 필요한 인재상과 얼마나 부합하는지 등을 평가하는 기준이 담겨있다"며 "기업 인적성 검사는 과학적으로 잘 짜인 심리검사"라고 말했다. 이어 "몇몇 문항들은 지원자의 '적성'을 분석하기 때문에 직관적으로 답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 술자리 면접·노래방 면접 "흥분은 금물…긴장은 쭉"
외향성과 배려심, 자기 절제력 등은 사회생활에서 필요한 주요 덕목이다. 하지만 긴장감이 넘치는 면접장에서는 지원자들의 이같은 장점을 발견하기 어렵다. 기업이 10명 내외의 합격자를 뽑기 위해 수십명의 지원자들과 술을 마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올해 취업에 실패한 대학생 B씨는 "합숙 면접 술자리에서 만취해 면접자를 앞에 두고 연애 상담을 하면서 펑펑 울었다"며 "입사 직전 단계인 합숙 면접에서 절제력이 무너져버렸다"고 말했다.
활발한 성격을 드러내고 싶어 면접관들이 앉은 테이블마다 돌며 인사를 하고 술을 한잔씩 얻어 마신 게 화근이었다. 부장님과 딱딱한 분위기를 풀기 위해 시작한 취중 연애 상담이 졸지에 취업길을 막은 것이다.
B씨는 "예전 생각에 순간 울음이 터지자 경쟁자들은 비웃고, 면접관은 난감해했다"며 "이후 놀러간 노래방에서는 노래는커녕 누워서 자기만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진심으로 입사하고 싶었던 회사인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 "직속 선후배 관계 중요…사원은 사원이 뽑는다"
"대표님만 면접에 들어갈 순 없죠. 사실 부딪히면서 같이 일하는 사람은 2~3년차 선배거든요. 그래서 우리 회사는 사원도 면접관으로 참여합니다."
한 언론사의 '사원면접제도'는 사내에서 호응이 높다. 한 부서의 선후배간 호흡이 중요한 만큼 신입사원을 뽑는 데 3년차 사원들의 의사를 적극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원자들의 이력서를 공유하고 면접을 통해 궁금했던 부분을 질문한다. 먼저 입사한 선배로서 어려운 점을 설명하고 각오를 듣는다. 업계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는다. 물론 임원진의 의사가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지만 직원들의 의견 또한 충분히 존중된다.
한 관계자는 이에 "자기 손으로 후배를 뽑았다는 생각때문인지 선배의 후배사랑이 남다르다"며 "단합도 잘될 뿐만 아니라 후배들의 성장속도도 빠르다"고 분석했다.
취업포탈인 사람인 관계자는 이색 면접에 대해 "최근 등산 면접, 사우나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