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정부 산하 기관 임직원들이 회삿돈 수억 원을 빼돌려 물쓰듯 쓰다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이사장은 고가의 물건을 사서 지인들에게 선심 쓰듯 선물했고, 부하 직원은 유흥업소를 드나들었습니다.
'그 이사장에 그 직원'이었습니다.
이성식 기자입니다.
【 기자 】
경륜과 스포츠토토 등을 운영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
지난 4월까지 공단 이사장을 지낸 69살 정 모 씨는 약 3년간 김 모 비서실장을 시켜 회삿돈 2억 9천만 원을 빼돌렸습니다.
정 씨는 이 돈으로 고가의 양주와 한우세트, 명품지갑 등을 사서 지인에게 선물했습니다.
횡령을 도운 비서실장도 주변에 선물을 나눠주며 회삿돈을 제돈처럼 사용했습니다.
공직자는 3만 원이 넘는 선물을 살 수 없기 때문에 회사 홍보 물품을 산 것처럼 서류까지 꾸몄습니다.
▶ 인터뷰 : 김사철 / 서울 송파경찰서 지능과장
- "3만 원 이상의 고가 물품이었기 때문에 정상적인 회계처리를 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허위 회계처리를 한 것입니다."
부하 직원들도 아무런 죄책감 없이 부조리를 저질렀습니다.
김 모 팀장은 납품 단가를 속이는 수법 등으로 회삿돈 1억 1천여만 원을 빼돌려 카드 값을 갚고, 유흥업소에서 술판을 벌였습니다.
▶ 스탠딩 : 이성식 / 기자 [ mods@mbn.co.kr ]
- "공단 측은 전 비서실장 등을 즉각 직위해제 조치하고, 조만간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경찰은 김 전 비서실장과 김 팀장을 구속했고, 정 전 이사장은 고령을 감안해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N뉴스 이성식입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