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휴식 공간이 되고 있는 생태 하천을 가보면 산책로에 멋들어진 조경석이 있는데요.
알고 보니 1급 발암물질인 석면 덩어리였습니다.
해당 구청들은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예산 문제를 이유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동화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번동의 한 생태 하천입니다.
산책로를 따라 조성된 조경석에서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운동도 합니다.
그런데 바위를 자세히 보니 갈라진 틈 사이에 하얀 가루가 붙어 있습니다.
이른바 '죽음의 백색가루'로 불리는 1급 발암 물질인 석면입니다.
▶ 인터뷰 : 윤승희 / 서울 수유동
- "운동하시는 분들이 앉아도 계시고, (바위에) 다리 올려서 스트레칭하고 여러 가지 하죠. 석면이 나온다는 건 정말 몰랐는데…."
▶ 스탠딩 : 이동화 / 기자
- "조경석 곳곳에 하얀 석면이 노출돼 있지만, 주민들의 접근을 막는 표지판 하나 찾을 수 없습니다."
서울 정릉천과 전농천 등 다른 생태 하천에도 '석면 바위'는 무방비로 노출돼 있습니다.
문제는 석면을 규제하는 법이 2년 전에 만들어지면서, 이전에 설치된 조경석 등은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임흥규 / 환경보건시민센터 집행위원
- "석면은 호흡기를 통해서 대부분 폐질환을 일으키는데요, 집에서 빨래하거나 터는 과정에서 (조경석에 접촉해) 묻은 석면이 가정 내에서도 노출의 우려가…."
관할 구청들도 '석면 바위'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처리 예산이 없다며 그대로 방치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관할 구청 관계자
- "(석면 바위를) 전체 들어내는 게 비용적으로도 그렇고 경제적이지 않다. (접근 금지 문구를 써 붙이면) 주민의 불안감이 더 조성되죠."
당국의 무관심 속에 시민들의 위험한 휴식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동화입니다. [idoido@mbn.co.kr]
영상취재 : 최대웅 기자·윤새양 VJ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