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을 고용해 병원을 운영한 뒤 국가보조금을 허위로 타낸 일명 ‘사무장 병원’3곳이 경찰에 적발됐다. 80세 이상의 고령의 의사를 주로 고용해 진료하고 요양급여를 부풀려 청구하기 위해 과잉 진료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허위 서류를 작성해 사무장병원 인가를 도운 혐의(의료법위반 등)로 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직원 성모씨(49)를 구속하고, 송모씨(56) 등 사무장 6명과 의사·간호사 등 2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또 사무장병원의 의료법위반 행위 제보를 받고 점검을 나갔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보건소 공무원 강모씨(58)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4급 직원으로 심사 행정업무를 담당했던 성씨는 지난 2010년 6월 송씨에게 5000만원 상당을 받고 서류를 꾸며줘 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의료생협) 명의로 병원을 차리게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송씨 등은 지난 2010년 7월부터 최근까지 대전·충남 공주 등지에 의료생협 또는 종교법인 등의 명의로 사무장병원을 운영, 34억원 상당의 요양급여를 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의료생협은 산간·벽지 등 의료시설이 부족한 지역에서 주민들이 직접 출자해 의료시설을 만들 수 있게 한 제도다.
경찰 조사결과 송씨는 조합원 모집하면서 명의만 빌리고서 출자금은 대납하고 본인이 직접 출자한 돈을 기부받은 것으로 꾸며 서류를 작성, 생협병원 설립 인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사무장은 종교법인에 월 200만원 상당을 주고 명의를 빌려 병원을 차
강부희 대전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은 “사무장 병원은 부실·과다 진료 등으로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국가 재정 누수의 주요한 원인”이라며 “불법으로 타낸 국가보조금을 환수 조치하고 사무장 병원에 대해 지속적으로 단속을 하겠다”고 말했다.
[대전 =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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