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거주 중증장애인의 절반 이상이 정기 건강검진이나 치과 진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중증 장애인 건강권 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는 중증장애인의 52.9%는 정기 건강검진을 '받아본 적 없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경제적 부담' 때문이라는 응답이 27%로 가장 많았고, '치료효과가 없을 것 같아서'(20.3%), '가까운 곳에 전문병원이나 편의시설이 갖춰진 병원이 없기 때문'(14.9%) 등이 뒤를 이었다.
치과진료가 필요한데도 '진료를 받은 경험이 없다'고 응답한 장애인은 55.3%에 달했으며, 역시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꼽은 비율이 42.3%로 가장 높았다. 그밖에 '동네치과의 편의시설 부족 등 물리적 한계'(22.8%), '장애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의료진'(21.1%), '장애인치과병원의 예약이 너무 많기 때문'(10.6%) 등이 이유였다.
병의원 이용 및 진료를 받는데 가장 불편한 점은 의사들이 장애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배려가 부족하다는 것(34.8%)이었다. 경제적 부담(33.0%)과 병의원의 장애인 편의시설 부족(26.8%) 등의 답변도 뒤를 이었다.
응답자의 15.9%, 16.8%는 각각 자신의 신장과 몸무게를 모른다고 답했다. 또 전체 56.8%는 차후 질병이나 사고에 대비한 사보험에 전혀 가입한 것이 없다고 밝혔다.
65세 이상 고령장애인(20명)의 90%는 나이가 들수록 장애가 더 심해지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31.6%는 자살에 대한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인권위의 의뢰로 서울 장애우권익문제연구
인권위는 3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이번 조사 결과 발표회를 열고 관련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장애인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개선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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