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분신 아파트'
50대 경비원이 분신해 숨진 서울 압구정동 S 아파트 측이 용역업체를 다른 곳으로 바꾸기로 지난 3일 최종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 아파트에서 일하는 경비원 등 용역노동자 106명 중 대다수가 직업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지난달 19일과 20일 전원 해고예고 통보를 받은 상태다.
동대표회장 이 모씨는 이날 저녁 입주자대표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 용역업체와는 더 이상 위수탁 관리 계약을 맺지 않기로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 씨는 "각종 비리와 관리부실로 경비원 이모 씨 사건이 발생하기 전부터도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다는 내부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며 "이번 사건도 우울증 환자를 취약한 지역에 배치한 것 자체가 관리능력에 문제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일하고 있는 경비원이나 환경미화원 등의 고용승계 여부에 대해선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아파트는 전자경비시스템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인건비 자체는 문제가 아니었다"며 "그보다는 먹지 못할 물건을 던졌다는 등 주장만 이어질 뿐 개인적으로 딱한 사정의 경비원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항상 따뜻한 차와 음료 등을 나눴던 주민들의 선행에 대해선 누구도 입을 열지 않는 데 깊은 배신감을 느낀 것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들이 3000만원 가까이를 모금해 유족에게 전달했지만 이것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아파트 경비원들은 지난달 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을 잠정 결정하고 서울지방노동위에 노동쟁의조정신청을 한 상태다.
앞서 이 아파트에서는 지난달 7일 오전 9시 30분께 경비원 이모 씨가 인화물질을 자신의 몸에 뿌린 뒤 불을 붙여 전신 3도 화상을 입는 일이 벌어졌다
경비원 분신 아파트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경비원 분신 아파트, 정말 황당하다" "경비원 분신 아파트, 안타깝다" "경비원 분신 아파트, 저것도 이유라고 말하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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