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시립교향악단 사무국 직원들로부터 성희롱, 인사 전횡 등을 이유로 퇴진을 요구받은 박현정 대표이사가 지난달 서울시에 먼저 사의를 표명했다가 뒤늦게 번복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박원순 시장은 지난 10월 14일 정명훈 예술감독으로부터 서울시향 직원들의 탄원서를 접수, 조사와 법률검토를 지시했다.
같은 달 15일 서울시가 탄원을 제기한 시향 직원들을 면담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은 여러 문제점을 제기하고 대표이사 해임을 요청했다.
이에 서울시는 사실 확인이 우선이라고 설명했으나 직원들은 제보자의 신분 보호 등을 위해 서울시가 박 대표와 대화를 통해 해결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시는 "조사 과정에서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했지만, 제보자들이 요구한 해임건은 규정상으로 곤란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규정상 서울시장은 시향 대표를 임명할 수는 있지만 해임할 수는 없다.
이후 정효성 서울시 행정1부시장이 10월 28일 박 대표를 만나 탄원내용에 대해 설명하자 박 대표는 시의회 일정을 고려해서 11월 중순에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시향 직원들도 이를 수용하겠다고 시에 전했다.
박 대표는 10월 29일 시장에게 직접 사임 의사를 표명하며 면담을 요청, 당초 사임키로 했던 11월 중순보다 늦은 이달 1일 두 사람이 만났다.
그러나 박 대표는 이 자리에서 갑자기 물러나지 않겠다며 기존 입장을 번복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앞서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 17명은 지난 2일 배포한 호소문에서 박 대표가 작년 2월 1일 취임 이후 직원들에 대한 일상적인 폭언과 욕설, 성희롱 등으로 인권을 짓밟고 공개채용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지인의 자녀나 제자를 채용하거나 무분별하게 인사 규정을 개정하는 등 인사 전횡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이날 서울시의회의 예산결산위원회 참석차 서울시 의원회관을 찾은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이것은 직원들의 대표에 대한 불만만이 아니다”라며 직원들이 배포한 자료는 "이미 지난 10월 중하순 정명훈 예술감독이 박원순 시장에게 전달한 내용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어떤 조사도 감사도 피하지 않는다”며 "모든 내용을 정리해 기자회견에서 다 밝힐 것이며 정리가 되면 고소 등 법적 대응도
박 대표는 삼성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 삼성화재 고객관리(CRM)파트장, 삼성생명 경영기획그룹장·마케팅전략그룹장(전무), 여성리더십연구원 대표 등을 거쳐 서울시향의 첫 여성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임기는 2016년 1월 31일까지 3년이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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