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주변 상황 고려안한 `횡령공무원` 파면은 부당"

공무원이 공금 횡령을 했더라도 당시 업무상 재정상태와 돈의 쓰임 등에서 고려할 사정이 있었다면 가장 무거운 징계인 파면은 가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전주지방법원 제2행정부(재판장 은택 부장판사)는 17일 보건진료소 운영비 1000여 만원을 횡령해 파면 처분을 받은 전 보건진료소장 A씨가 순창군수를 상대로 낸 파면 취소소송에서 "처분이 너무 가혹하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징계 양정에 따르면 파면은 횡령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진료소장으로 근무할 당시 1000만원 가량을 횡령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파면은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횡령금액이 많기는 하지만 회당 금액이 적고 횡령액의 일부는 보건진료소 건강증진·질병예방 사업에 사용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2009년 3월부터 2010년 7월까지 순창군의 한 보건진료소에서 근무하면서 법인카드로 185차례에 걸쳐 생활용품 구입 등에 1000여만원을 사용한 혐의(횡령)로 벌금 700만원이 확정돼 순창군으로부터 파면 처분을 받자 소송을 냈다.
[매경닷컴 속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