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행복할 것 같기만 한 크리스마스지만 그래서 더 슬픈 사람도 있습니다.
먹고살기 힘들어 긴급 복지 지원을 신청하러 구청에 갔던 50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왜 그래야 했을까요?
안보람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세평도 채 되지 않는 좁은 방,
58살 이 모 씨가 살던 곳입니다.
여관을 개조해 만든 이곳 월세는 30만 원.
하지만, 일일 근로자로 힘겹게 살아가던 이 씨에게는 결코 적은 돈이 아니었습니다.
더욱이 이 씨는 구청에서 하는 공공근로 신청을 하느라 기초생활수급도 스스로 끊었던 상황.
▶ 인터뷰 : 이웃 식당 주인
- "일 나갈 때 (차비) 없다고 그래서 꿔 주고 그랬어. 그걸 못 갚으니까 이쪽으로 못 오더라고. 착해."
하지만, 생활고를 견디다 못한 이 씨는 결국 구청 8층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집주인의 집세 독촉에, 성탄절 하루 전 긴급 복지 지원을 신청하러 구청에 갔다가 여의치 않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겁니다.
▶ 인터뷰 : 동대문구청 관계자
- "구청에서 (용역업체에) 전화를 하고 (서류를) 받아가고 그런 걸 되게 부담스러워 했던 것 같아요. 서류 없이 그냥 오늘 돈 달라…."
여든이 다 된 노모와 여동생이 있었지만, 연락조차 끊고 살았던 이 씨.
그가 떠난 자리엔 유서 대신, 쓸쓸한 발자국 하나만 남았습니다.
MBN뉴스 안보람입니다.
영상취재 : 유용규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