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아동학대 사건 과거 판결 재조명…상반결과 충격

최근 어린이집 폭행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어린이집에서 사망한 울산의 '성민이 사건'과 계모의 폭행으로 사망한 '서현이 사건'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이 두 사건 모두 폭행으로 아동이 숨졌으나 상반된 재판 결과가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성민이 사건'은 지난 2007년 5월 울산 북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23개월 남자 아이가 장파열에 따른 복막염으로 사망한 사건이다. 당시 성민이의 얼굴과 머리 등에는 멍과 상처 등이 발견됐고, 검찰은 어린이집 원장과 남편을 상해치사 등 혐의로 기소했다. 가정 사정으로 24시간 보육시설에서 생활했던 이 아이는 생일 하루 전날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2008년 6월 대법원은 상해치사 부분은 무죄로 보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만 인정해 원장에게는 징역 1년 6월, 남편에 대해서는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당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과 함께 유가족과 학부모들이 강하게 반발했으나 사건은 종결됐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8년째 처벌의 부당함과 아동학대의 문제점 등을 논의하고 있으며, 최근 어린이집 폭행사건으로 아동학대의 관심이 높아지자 다시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청원 게시판에는 이 사건에 대한 재수사 서명 운동에 11만여명이 동참했다.
반면 '서현이 사건'은 검찰의 끈질진 수사로 아동학대에 대해 살인죄가 적용된 첫 사례가 됐다. 이 사건은 2013년 10월 의붓딸이 소풍을 가는 날 아침 거짓말을 한다며 계모가 폭행해 갈비뼈 16개가 부러져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다.
울산지검은 아이를 숨지게 한 계모를 살인죄로 기소한 뒤 공판대응팀을 구성해 해외 판례 분석, 법의학자 증언 등을 통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 유죄 판결을 끌어냈다. 지난해 10월 부산고법은 항소심에서 살인의 고의성이 인정된다며 계모에 대해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법원의 판결과 검찰 수사는 아동학대 범죄에 대한 법적용에 있어 중요한 기준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검찰은 최근 울산 계모 아동학대 살인사건 개요, 수사와 공판 과정, 사건 의의, 부검감정서, 검찰시민위원회 회부 자료와 공소장 등 수사 자료 등을 담은 자료집을 발간했다. 아동학대 관련 수사 자료집이 발간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울산 = 서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