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출동하면 '허탕'…현대건설이 단속 공무원 감시

【 앵커멘트 】
아파트를 짓는 건설회사가 소음공사를 단속하는 공무원을 매일 감시한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MBN이 현장 취재를 해 봤더니,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전남주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경기도 남양주의 한 공사현장.

기계톱과 굴착기 소리가 시끄럽게 들립니다.

(현장음)

15미터 떨어진 집안에서 소음을 측정해보니, 전화기 벨소리 수준인 70데시벨 정도로, 기준치인 65데시벨을 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는 공사 중단 등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는 수치입니다.

취재진이 현장 단속에 나선 시청 차량과 동행해봤습니다.

그런데 현장으로 가는 길목에서 단속차량을 발견한 한 남성이 달리기 시작합니다.

손에 무전기까지 들고 인근의 공사현장으로 급하게 연락하는 겁니다.

공무원 단속 연락을 받은 공사 현장에선 요란한 사이렌이 울리고.

(현장음)

시끄럽던 공사소리는 잠잠해집니다.

소음을 측정해보니 기준치 이하로 나옵니다.

단속 실패!

시청의 소음단속을 이런 방식으로 피한 겁니다.

노출된 차량을 버리고 이번에는 산을 넘어 공사현장으로 갔지만, 역시 산길에도 감시요원이 배치돼 있었습니다.

▶ 인터뷰 : 경기 남양주시청 단속반
- "남양주시청 공무원이에요. 아저씨 여기 왜 있어요? 현대건설 아저씨!"

공무원이 단속 요원에게 노출되자 다시 공사현장에서는 사이렌이 울립니다.

▶ 인터뷰 : 경기 남양주시청 단속반
- "(단속 나올 때 허탕치면 기분 어떠세요?) 허탈하죠. 교묘하게 이용한다고 볼 수도 있는데…."

이에 대해 현대건설은 공무원 출동과 사이렌은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현대건설 현장 관계자
- "안전점검 때문에 많이 해요. 시청 직원들이 왔다 해서 사이렌은 아니고…."

하지만, 취재 결과 거짓으로 드러났습니다.

▶ 인터뷰 : 건설현장 안전요원
- "그럼. (감시하러 밖으로) 왔다갔다한다니까. (공사) 현장엔 안 들어온다니까."

남양주시청이 2~3일에 한번꼴로 현장 단속에 나섰지만, 지난 1년 간 소음 기준치 초과로 적발된 건수는 13번.

공무원의 단속을 비웃는 건설사의 행태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전남주입니다.

영상취재 : 김 원 기자 윤새양 VJ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