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서울시향 감독, 항공권 가족과 함께 사용

서울시 감사관이 시의회에서 제기한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의 시향 공연일정 변경 등 문제점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부적절한 행위로 확인됐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시 당국은 내년 정 감독과 재계약을 하면서 이같은 지적사안에 대한 시정 조치에 들어갈 전망이다.
시 감사관은 정 감독이 외국 공연 지휘를 위해 자주 출국하면서 시향 공연일정에 차질이 생긴 점을 지적했다. 정 감독은 지난해 12월 오스트리아 빈 국립오페라 공연으로 시향 공연 일정 3건을 변경했다.
감사관은 정 감독이 설립한 비영리단체 기금 마련 활동과 관련해서도 도덕적인 문제점이 있다고 꼬집었다. 송병춘 서울시 감사관은 "기금 활동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출연료를 법인에 기부하고 자신이 사업자 경비로 공제받은 것은 부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정 감독은 또 시향이 아닌 외부 공연에 5회 출연하면서 박현정 전 시향 대표이사 결재를 받지 않아 단원 복무내규를 위반했다.
사단법인 아시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에 시향 단원 66명이 참여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송 감사관은 "정 감독이 단원들에 갖는 권한을 고려하면 자발적인 성격을 띠었다고 해도 장기간 참여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감사관은 2006~2011년까지 정 감독에게 지급된 항공권을 가족과 함께 사용한 것을 확인하고 약 1300만원을 반환 조치하라고 시에 통보했다. 또 감사관은 "정 감독 처형의 동창과, 정 감독 형이 대표로 있는 회사를 다녔던 직원을 채용하는 등 특혜 의혹도 사실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송 감사관은 "서울시는 정 감독 외부 출연과 겸직 금지, 보수와 처우 개선 방안을 마련해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조사 결과에 따라 정 감독과의 계약서를 보완해 내년 중 재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 감독이 세계적 수준의 지휘자이고 대체할 인물이 없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세금으로 운용되는 공공기관으로서 도덕적으로 부적절한 부분은 이번 기회에 바로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