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방화복' 소방서에 무더기 공급…

품질검사 완료 표시가 조작된 소방관 특수방화복이 5천벌 넘게 전국 소방관서에 공급된 것으로 파악돼 재난안전 당국이 뒤늦게 문제가 된 방화복 착용을 중지시키고 재구매에 나섰습니다.

당국은 '가짜 방화복' 업체가 납품한 제품 1만9천300여벌 중 품질검사를 받지 않은 제품을 확인 중입니다.

15일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일선 소방관서가 정부조달로 구매한 방화복 중 일부가 한국소방산업기술원(KFI)의 제품검사(인정검사)를 받지 않았다는 제보가 최근 조달청에 제기됐습니다.

방화복은 KFI의 품질검사를 받아야 하며, 기준에 적합한 방화복은 합격표시 날인을 찍어 소방서에 공급됩니다.

그러나 소방관서에 납품된 방화복 중 상당수가 실제 검사를 받지 않았다는 제보에 따라 안전처와 조달청 등이 조달 수량과 KFI 인정검사 수량을 비교한 결과 2개 업체의 검사량과 납품량 사이에 총 5천300건 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안전처와 조달청은 이를 근거로 이들 두 업체가 납품한 1만9천300벌 가운데 5천300벌 정도가 검사를 거치지 않은 제품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검사 제품에 찍힌 가짜 날인이 진짜와 유사해 육안식별이 어려워 '가짜 방화복' 5천300벌을 다 가려내지 못한 상태입니다.

안전처는 우선 두 업체가 납품한 방화복 전체를 착용하지 말라고 일선 소방관서에 통보했습니다.

안전처는 착용중지 조처로 방화복이 일시 부족해질 수 있어 190억원을 긴급 투입해 방화복 3만1천119벌을 조기에 구매키로 했습니다.

안전처는 문제가 된 업체 2곳을 지난 6일 수사기관에 고발했습니다.

조달청은 두 업체에 대한 납품대금을 환수할 방침입니다.

안전처는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부서와 합동으로 제도개선 태스크포스를 운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