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통] 법원, 간통 아내 도청한 남편에 대해 '선처'

【 앵커멘트 】
배우자의 외도를 의심해 증거를 확보하려고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했다간 도리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데요.
그런데 아내를 도청한 한 남성이 법원으로부터 선처를 받았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신동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광주에 사는 42살의 한 남성은 아내의 외도를 의심해 아내의 가방과 집안에 몰래 녹음기를 설치했습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아내가 남성 두 명과 간통한 사실이 확인된 겁니다.

간통사실을 부인하던 아내는 궁지에 몰리자 남편을 도청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법원은 징역 6월과 자격정지 1년 형을 내렸지만, 일정기간이 지나면 형의 선고를 면해주는 선고유예를 판결해 사실상 남편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광주지법은 "남편이 범행으로 어떠한 이득도 얻었다고 보기 어렵고, 실제로 아내가 두 명의 남성과 간통하는 등 사건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지난해에도 법원은 스마트폰을 조작해 25살 연상인 남편의 통화를 녹음하고 위치를 추적한 아내를 선처한 바 있습니다.

분명히 허락 없이 다른 사람의 대화를 녹음한 것은 죄질이 나쁘지만, 가정을 지키기 위한 행위였다는 점을 참작한 것입니다.

▶ 인터뷰 : 최진녕 / 변호사
- "배우자의 간통에 대한 증거를 수집해야 할 필요성과 최근 헌법재판소의 간통죄에 대한 위헌이 인정됐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하지만 이번 판결을 떠나 가정을 지키기 위해선 무엇보다 부부 간 신의가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MBN뉴스 신동규입니다. [ easternk@mbn.co.kr ]

영상편집 : 강사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