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자 "술 팔지 말라"소송했다가 패소

【 앵커멘트 】
지난해 8월 알코올 중독증 환자들이 술로 인해 병을 얻게 됐다며, 정부와 주류회사가 술 판매를 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소송을 냈습니다.
법원은 이유 없는 신청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김선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아버지는 술만 마시면 어머니를 패고 강짜를 놓았죠.

이렇게 살지 말자, 죽어도 이렇게는 살지 말자 했는데.

나도 아버지랑 똑같이 마누라를 패고 주정

을 부렸지요. 이 밖에 다른 세상, 나는 몰라요.

알코올 중독은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 이웃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안겨줍니다.

술을 많이 마셔 병을 얻게 된 알코올 중독자 26명은 지난해 8월 26일 법원에 소송을 제기합니다.

정부와 주류회사가 술 판매에 대한 적절한 규제를 하지 않아 병을 얻었다는 겁니다.

또, 1인당 3천만 원에서 최고 2억 5천만 원까지 모두 21억 원을 배상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들은 주류업체가 대대적인 광고를 하면서도 술병에는 보기 어려울 정도의 작은 글씨로 경고 문구만 써 놓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로부터 7개월.

법원은 알코올 중독자들이 낸 소송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50부는 알코올 피해자로서 주류 판매 금지까지 구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다만, 21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계속 진행 중이며, 다음 달 20일 결론 날 예정입니다.

MBN뉴스 김선진입니다.
영상편집 : 송현주